통외통위, 량강도 '폭발설' 논란

2004-09-16     연합뉴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는 16일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을 출석시켜 량강도 폭발설에 대한 보고를 듣고 사건의 진상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정 장관은 보고에서 "현재까지 입수된 정보를 종합해 볼 때 최초 포착된 '특이한 형태의 구름'은 현지 지형과 당시 기상 상황으로 보아 자연구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일단 판단한다"면서 "다만 인근 지역에서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발파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확인중"이라고 보고했다.

정 장관은 또 "정부는 이번 량강도 폭발설이 안보와 직접 관련된 사항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거론된 핵실험설, 폭발사고설 등 온갖 억측과 의혹이 근거부족임을 밝힌 셈이다.

정부 설명이 있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량강도 폭발설은 결국 해프닝으로 귀결되고 있다"며 언론의 보도태도를 집중 비판하고 나섰다.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량강도 폭발설이 해프닝 가능성이 커지자 언론들은 한미간 정보교류와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으로 공격방향을 바꾸고 있다"면서 "이는 정부 최고책임자의 말은 안믿고 서양 언론 보도만 믿는 불신탓"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계륜(申溪輪) 의원은 "지난 12일 이후 국내 전 언론이 상상도 하지 못할 얘기를 써대며 난리를 쳤다"면서 "무척 혼란스럽고 당황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량강도 폭발을 다룬 몇몇 신문을 직접 제시하며 "정부차원에서 민감한 부분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등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원웅(金元雄) 의원은 정 장관이 14일 "수력발전 건설을 위한 폭파와 함께 다른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해명을 믿지 않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어 남북간 신뢰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미간 정보교류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정부의 정보부족과 적절치 못한 사태대응이 의혹을 증폭시켰다고 공세에 나섰다.

정의화(鄭義和) 의원은 "위성에서 여러 사진을 찍었을텐데 자연발생한 구름과 핵실험에 의한 구름을 구별못할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정부의 정보분석 능력을 비판했다.

정문헌(鄭文憲) 의원은 "서울에서 500km 떨어진 곳의 폭발여부조차 모른다면 우린 북한에 대해 까막눈임에 틀림없다. 1주일이 지나도록 구구한 억측만 있어 현정권의 한계를 느낀다"면서 "한미간 정보교류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정 장관이 수력발전을 위한 폭발이외에 다른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할 때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설명한 것과 미국이 파악한 것과 일치한다'고 언급한 점을 거론, "혼란이 일어난 것은 정부의 정보획득능력이 부족하거나 대응이 늦었기 때문이지 언론 때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정부의 보고 내용을 보면 북한이 발표한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폭파까지도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한 뒤 " 북한 주장대로 수력발전을 위한 폭파였다면 과연 그 곳이 수력발전소 건설에 적합한 곳이냐"고 따졌다.

정 장관은 "한미간 정보교류는 양해각서에 따라서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측이 먼저 미국측에 사진을 제공했고, 미측으로부터 적극 협조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답변했다.

정 장관은 또 "위성에 포착된 것이 자연현상인지, 폭발사고에 의한 폭발운인지 자체가 현재로서는 명확하지 않다"면서 "12일 언론에 보도가 되지 않았다면 신중하고 정확한 판단하에서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