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장 국보법 의견수렴
2004-09-15 연합뉴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1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길자연(吉自延) 대표회장과 '국보법 피해자들'을 잇따라 만나 국보법 개.폐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면담에서 길자연 회장은 "국가보안법과 군대는 나라를 지키는 보루"라며 국보법 폐지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반면, 국보법 피해자들은 "국보법은 인권유린에 이용된 악법"이라며 폐지를 주장하는 등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길 회장은 이날 오전 한기총 사무실에서 이뤄진 면담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좌.우가 공존해야 한다"며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국보법 때문에) 고통을 많이 겪었는지는 알지만 나쁜 사람들이 (국보법을) 운영했을 때가 문제다. 여론을 설득하고 안되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그는 "헌재와 대법원이 국보법 존재 타당성을 밝힌 이후 대통령이 어떻게 이를 부정하는 말을 할 수 있느냐"며 "대통령은 많은 사람의 견해를 존중해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길 회장은 또 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사립학교 중 3분의 2를 기독교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개정안은 불합리하며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 의장이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국보법 피해자들과 면담에서 최 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우리를 탄압한 사람들이 (국보법 폐지 반대) 시국선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거꾸로 가는구나 생각했다"며 일부 보수성향의 사회원로들을 비판했다.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도 "국보법 적용건수를 정리해 봤는데 선거가 있는해에 적용건수가 늘어났다"며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하고 인권을 마구 짓밟는데 이용된 국보법은 폐지돼야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이 의장은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는 분들도 대한민국이라는 배에 함께 타고 가고 있으므로 국보법 폐지에 찬성하는 분들이 '그분들(국보법 폐지에 반대하는분들)은 안된다'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좀더 안전한 세상으로 그분들도 태우고 노를 저어가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충분한 의견수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