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보법 폐지 여론동향 주시

2004-09-13     연합뉴스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에 따른 추후 보완책 결정에 앞서 여론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 당내에서 보완책으로 제시된 형법보완과 보완입법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국보법 폐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확산 없이는 여론의 역풍을 비켜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예정대로 추석 전까지 보완책을 확정하되, 국보법 폐지안의 국회 처리는 서두르지 않고, 일단 우호적인 여론환경 조성에 전념키로 했다.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이 국보법의 폐해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논의가 진행되면 다 이해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국보법을 처리하면 되니까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형법보완과 보완입법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국보법 폐지 당론 결정 이후 각계 원로인사를 만나 국보법 폐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이 의장은 이날도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을 만나 국보법 폐지의 당위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우리당은 또 최용규(崔龍圭) 의원을 단장으로 구성된 당내 '태스크포스(TF)' 논의 과정에서도 국보법 폐지에 대한 각계의 우려를 최대한 반영해 보완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우리당 TF팀은 이날 첫 전체회의를 열어 향후 일정 및 활동 방향을 논의하고, 학계, 법조계, 자유총연맹과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관계자 10여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당은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의 TV 토론 제안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히는 등 야당에 대해서도 한결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장외집회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한나라당을 대화 테이블에 붙잡아 놓지 못한다면 국민에게 국보법 폐지 논의 자체가 정쟁으로 비쳐져, 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리당은 이날 우원식(禹元植)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민노당, 민주당의 국보법 폐지론자 4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보법폐지 여야 의원모임' 4당간사회의를 열어 향후 국회 내 공조방안을 적극 모색키로 했다.

우리당이 국보법 폐지와 관련,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보법 폐지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질수록 지지여론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의 핵심 당직자는 "최근 우리당이 비공개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리당이 형법보완을 당론으로 결정할 경우 국보법 폐지에 대한 찬성이 50%, 보완입법을 당론으로 선택할 경우에는 국보법 폐지 찬성 여론이 62%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보법을 폐지해도 안보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사실만 알려지면 찬성여론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