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보법 개폐론 두갈래
2004-08-26 연합뉴스
전날 임종석(任鍾晳) 의원 등 우리당의 '국보법 폐지 입법추진 의원모임' 소속 의원 60여명이 모임을 가진데 이어 26일엔 우리당 의원 10여명이 '국보법 개정 모임' 을 갖고 국보법 폐지 반대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자칫 국보법 개폐를 놓고 당내 세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당 일각의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는 창구로서 두 모임이 순기능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우리당은 당초 이날 오전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국보법 개.폐에 대한 당론을 정할 예정이었나, 당내 의견이 엇갈려 추후 논의키로 했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국보법 등에 대한 내부 의견차이가 있으나 근본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의원들이 모두 굳게 단결해서 나가야하기 때문에 사소한 의견차이는 상대방 의견을 존중해 양보해서 타협해야한다"며 당론 결정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국보법 개정모임에는 안영근(安泳根) 유재건(柳在乾) 정덕구(鄭德龜) 안병엽(安炳燁) 의원 등 관료출신 등 중도.보수 성향 의원들이 주축을 이뤘으며, 그동안 폐지주장에 묻혀있던 자신들의 의견을 쏟아냈다.
안영근 의원은 "여당으로서 국보법 폐지가 가져올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며 "반인권적 독소조항을 폐지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어 "국내에는 골수 주체사상파가 존재하고 있다"며 "국보법을 폐지하면 거리에서 주체사상을 홍보하고 김일성 주석사망 10주년 등을 맞아 조직적으로 모여 애도집회를 할때 처벌규정이 없다"며 폐지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유재건 의원은 "'좌익, 국보법 이야기가 막 나오고 있는데, 배고파 죽겠는데 뭐하는 짓들이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며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만 우리당 지지자라면 우리는 탈당해야한다"며 우리당 지지자들중에는 '보수층'도 있음을 강조했다.
국방장관 출신인 조성태(趙成台) 의원은 "국보법 폐지는 시기상조"라며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안보위협이 결정적 단계를 지나면 그때 폐지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보법 폐지 입법추진 의원모임'측은 우리당 의원 82명을 포함해 여야의원 102명의 서명을 받아놓은 상태로, 전체 의원 과반수 서명을 받아 다음주께 폐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우리당 우원식(禹元植), 한나라당 배일도(裵一道), 민주노동당 노회찬(魯會燦),민주당 이상열(李相烈) 의원 등 국회 국보법폐지추진모임의 각당 간사들은 27일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우원식 의원은 "국보법 폐지에 따른 법률적 공백은 형법으로 보완할 수 있다"며 "우리당 의원 120명 이상을 포함해 전체 의원 150명 이상이 폐지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