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력기금 정부출연금 대폭 확대될 듯

천대표 "5천억수준 확대 당 입장 정리"

2004-07-27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김범현기자 = 지난 2001년 이후 감소추세를 보여온 남북협력기금의 정부 출연금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7일 오후 동북아시대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동북아시대 전략에서 남북관계가 핵심이므로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남북협력기금이 중요하며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당과 협의해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라"며 협력기금 증액의지를 밝혔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회의에는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 문정인(文正仁) 동북아시대위원장, 기획예산처 차관 등이 참석했다.

이 관계자는 "당과 협의해 풀어나가라는 대통령의 언급은 단순 협의라기 보다는 당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토록 하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천정배(千正培) 원내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남북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남북협력기금의 증액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우리당은 협력기금의 정부 출연금을 5천억원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을 당의 입장으로 정리했으며, 향후 예산 관련 당정협의과정에서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열린 예산 관련 실무 당정협의에서도 5천억원 증액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당의 5천억원 증액 요구에 대해 기획예산처측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당 정책위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협력기금을 적어도 5천억원 수준으로 늘려야 하며 이를 위해 당과 청와대에 적극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남북협력기금에 대한 정부 출연금은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1년 5천억원으로 증가했다가 과반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대북 퍼주기' 공세로 인해 2002년 4천900억원, 2003년 3천억원, 2004년 1천714억원(계획)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반면 기금으로 충당되는 남북협력계정 사업비는 2001년 2천541억원, 2002년 3천485억원, 2003년 4천420억원, 2004년 5천938억원(계획)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1990년 남북협력기금법에 의해 설치된 기금은 올해 4월 현재 조성금액 총 4조4천598억원 가운데 3조7천39억원이 사용돼 7천559억원만을 남겨둔 상태이며, 금년 사업이 종료되는 연말에는 잔액이 1천400억원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기획예산처는 내년 남북협력기금을 정부 출연금 3천억원 외에 국채 형식의 공공자금 관리기금 1천5백억원과 전년도 이월금 등 기타 금액 1천500억원을 합해 6천억원으로 조성한 뒤 기금 수요가 많을 경우 예비비라도 편성한다는 방침을 보여왔고, 통일부는 정부 출연금을 5천억원으로 늘려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