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지 않고서는 살 수 없었다"
석달마을 학살 생존자 채의진 서각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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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에 위치한 운현궁 양관에서 22일∼24일까지 한국전쟁 당시 '석달마을 양민집단대학살'로 일가족 9명을 모두 잃은 채의진 서각가의 한이 담긴, 주옥같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채의진 선생은 국군에 의해 저질러진 집단 학살로 어머니, 형님을 비롯한 일가족 9명을 모두 잃었으며 이후 21년 넘게 봉직해온 교직을 버리고 슬픔과 분노에 피눈물을 쏟으며 미친 듯이 조각한 작품들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이하 범국민위원회)' 활동기금 마련을 위해 기증했다.
이번에 기증된 70여 점의 작품들은 채의진 선생의 '분신'같은 작품들이며, 판매기금 전액은 범국민위원회 활동자금으로 쓰이게 된다.
채 선생은 기증된 작품들에 대해 "그 하나 하나가 슬픔과 분노와 고독과 저주로 얼룩진 내 삶의 통한의 몸부림의 흔적"이라고 작가의 변을 통해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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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막행사에 참석한 범국민위원회 이해동, 이이화, 김영훈 상임공동대표와 강화유족회, 고양금정굴유족회를 비롯한 유가족, 성공회대 김성수 총장 등 학계관련인사 30여명은 채의진 선생의 한맺힌 과거를 들으며 침통한 표정으로 아픔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전시회 장소를 제공한 범국민위원회 이해동 상임공동대표는 광복 60주년, 한국전쟁 발발 55주년이 되는 내년까지 꼭 통합특별법이 통과되어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주길 기대한다며 이번 전시회로 진상규명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종자돈이 마련되어 좀 더 힘 받는 일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유족과 참가자들은 한을 풀기 위한 '살풀이'가 아닌, 새 시작을 위한 무용 '입춤'을 관람하며 올해 안에 민간인 학살과 관련한 진상조사를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개막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전시된 작품들을 관람하며 긴 세월 동안 오로지 서각에만 몰두한 작가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 "미치지 않고서는 살 수 없었다" <미니인터뷰> 서각가 문제 채의진 | |||
현재 범국민위원회 고문과 민간인학살자 전국유가족회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채의진 선생을 만나 작품과 이후 활동계획에 대해 물었다. -문 : 작품들은 어떻게 제작하게 됐는가. -작품을 어떤 마음으로 기증했는가. -현재도 서각에 미쳐있는가 -오늘 전시회 첫 문을 열었는데 소감이 어떠한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