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 이념적 '광폭 행보'
2004-06-17 연합뉴스
박 대표는 지난 15일에는 한나라당 대표로선 처음으로 6.15 남북정상회담 기념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16일에는 자유총연맹 50주년 창립기념식, 17일에는 재향군인회 여성회 행사에 잇따라 참석했다.
그동안 이른바 '평화세력'의 전유물이다시피한 6.15 행사에서부터 '안보세력'들의 모임에까지 발품을 팔면서 우리 사회의 좌우 성향 모두를 끌어안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 북한을 '교류.협력의 대상'보다는 '안보 위협의 현실적 존재'에 비중을 두고 봐왔던 한나라당의 기존 입장에 비쳐볼 때 적지않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박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단순 행사 참석 차원을 넘어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변화 조짐으로도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박 대표는 6.15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6.15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6.15선언은 남북간 화해협력과 긴장완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과거 6.15 선언을 '대북 퍼주기 구걸 외교'라고 폄하했던 당의 입장과 비교해 볼 때 상당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박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그의 '유연한 대북정책'과도 맥이 닿아 있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보수 단체의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하며 대북정책에 유연성은 가미하되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하고 있다.
박 대표는 16, 17일 보수단체 모임에서 "대북정책은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칙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나가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박 대표의 한 측근은 "우리 사회 국론분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이 쪽도 보고, 저 쪽도 보면서 다 끌어안고 가되 자기의 뿌리만 든든하면 된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