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서로 '변했다'

2000-08-23     연합뉴스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으로 상대방 지역을 방문한 남과 북이 서로에 대해 `많이 달라졌다`며 칭찬 섞인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이는 남북이 이번 교환방문을 통해 서로에 대한 반감을 많이 해소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으로 진행될 남북대화와 관계 진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북단 단장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대한적십자사 장충식 총재가 지난 18일 도착 직후 `지난 90, 91년 남북 체육회담을 위해 평양에 갔을 때와 이번 이산가족 상봉 방문때의 분위기가 달랐다`고 말했었다.

이에 앞서 남측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북측 기자들도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예전과 달리 일반 시민들 사이에 통일에 대한 희망이 넘쳐 흐르고 있다`며 최근 달라진 서울 모습을 묘사한 바 있다.

또 8년만에 서울을 다시 찾은 재일 조총련계 신문 조선신보 문광욱 기자도 `8년전에도 북측 대표단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은 보였지만 그들의 얼굴이 굳어져 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지난 85년 교환방문이 이루어졌을 때의 일을 생각하면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썼다.

아직 서울 방문 일정을 마친 북측 기자들이나 관계자들의 소감이 전해지지는 않고 있으나 서울 시민들이 서슴없이 `통일`을 말하고 월북자를 둔 사람들이 북쪽 가족들을 떠나보내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 모습은 분명 `변화`로 보였음에 틀림 없다.

또 지난 85년의 경우 북측 언론들이 일제히 `이산가족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며 대화를 방해했다`고 비난한 `감시원`들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대신 가족들간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최대한 배려하려는 `안내원`들의 노력이 감지될 뿐이었다.

북측 `안내원`들의 모습에 대해 장 총재도 `이산가족 100명을 한 사람씩 따라다녔는데 마치 부모형제를 모시는 것 같았다`며 `예전과 같이 형식적이거나 대결의식이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남과 북이 서로에 대해 흠을 잡거나 비난하는 대신 사소한 변화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은 남북관계가 더 이상 대결과 경쟁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향한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도 좋을 듯하다. (연합200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