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외교, "6자회담, 북핵문제만 집중"

"미대사관 신축위해 압력 넣지 않았다"

2004-02-04     김치관 기자
"6자회담은 북한의 핵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포럼이다. 여타 대량살상무기(WMD), 미사일 문제 등이 6자회담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2차 6자회담이 오는 25일 열리기로 결정된 상황에서 열린 4일 내외신 정례 기자회견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반기문 장관은 북핵문제를 제외한 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적절한 계기에 다시 문제를 협의하고 해결하는 단계가 있으리라고 본다"며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서도 역시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협의할 수 있는 계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2차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에 집중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2차 6자회담 전망과 관련해서는 북측의 '핵동결 대 보상' 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우리가 좀더 북한당국과 직접 협의를 하는 경우에 어느 정도 진전된 성과를 이룩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측 희망사항으로는 "북한이 핵활동이라든지 핵무기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폐기하겠다 이러한 입장을 내외적으로 천명해준다면 바로 이것이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상당히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협상과정에 있어서 모든 것을 우리가 원하는대로 단번에 해결한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전망을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을 통한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해서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 계획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면, 플루토늄을 포함해서 HEU 프로그램까지 폐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파키스탄의 북한에 대한 핵기술 유출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파키스탄 정부에서 조사중"이라며 "좀더 관련 사실이 확인되는 과정을 봐가면서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반 장관은 지난 2일 켈리 차관보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미국대사관 신축문제와 관련 "외교부가 현재 문화재 심의위원들을 개개인으로 설득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한 점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 관계자가 문화재 위원들과 간담회 성격으로 의견을 교환한 적이 있었느나 아직까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어떤 압력을 넣었다든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지 이런 것은 아니다"고 해명하고 "정부로서는 미대사관 청사 신축문제와 관련해서 좀더 합리적이고,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고 비켜갔다.

다음은 반기문 장관과 기자들의 일문 일답 녹취 전문이다.

반기문 장관 일문일답

□ 문 : 2차 6자회담이 25일부터 시작되는데 언제까지 진행하는지가 모호하다. 특별한 이유나 의도가 있나.

■ 답 : 특별한 이유나 의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 전례에 따라 2-3일 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더 구체적인 것은 개시 날짜가 정해졌으니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 문 : 오늘 장관급회담에서도 북한이 계속 '동결 대 보상'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장관은 2차 6자회담의 전망을 어떻게 하고 진일보한 성과가 가능하다고 보는지.

■ 답 : 북한이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핵동결 대 보상'을 언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작년 12월 9일 이래 북한이 1단계조치로서 핵동결하는 경우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로서는 일단 북한이 협상을 통해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려는 용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 또 한.미.일 3국도 지난 2월 21, 22일 워싱턴에서 개최한 한미일 3자협의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하거나, 이전하거나, 시험하지 않고 핵시설 가동을 중지하겠다는 용의를 표명한 것을 어느정도 평가하고 대응책을 강구해 왔다. 이번 2차 6자회담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좀더 북한당국과 직접 협의를 하는 경우에 어느 정도 진전된 성과를 이룩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문 : 2차 6자회담이 열리는 과정에서 한국정부가 이른바 '플랜 이니셔티브' 구상을 내세웠는데 어느 부분이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북한을) 움직이게 할 것인가.

■ 답 : 그런 구체적인 문제는 아직 회담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고, 다만 북한이 일차적인 자기들의 행동조치로서 핵동결을 할 용의를 표명하고 몇 가지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했었는데, 그러한 요구 조치가 사실상 한.미.일이 생각하고 있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러나 북한으로서도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으로 분석하고 이런 경우에 어떤 식으로 이니셔티브를 취해야 할 것인지 한.미.일간에 협의를 해왔다. 그러나 2차회담 진전과정을 봐가면서 구체적으로 나와야 될 문제임을 이해해 달라.

□ 문 : 이번 회담의 목표에 대해 말해달라. 그리고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 만약에 2차회담에서도 북한이 기존입장을 고집할 경우 한미일이 과연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는 것인지, 또 그런 가운데서도 성과가 날 수 있을 것인지.

■ 답 : 북한이 관계할 수 있는 성과라면, 일단 북한이 핵활동이라든지 핵무기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폐기하겠다 이러한 입장을 내외적으로 천명해준다면 바로 이것이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상당히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협상과정에 있어서 모든 것을 우리가 원하는대로 단번에 해결한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전망을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문제에 관해서는 한.미.일 3국은 지난 워싱턴 회의에서도 북한의 HEU 프로그램 보유여부에 대해서는 미국측의 판단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 계획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면, 플루토늄을 포함해서 HEU 프로그램까지 폐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 문 : 고농축 우라늄과 관련해 최근 파키스탄의 칸 박사가 조사해서 밝힌 관련 정보들에 관해 우리 정부가 판단하고 있는 넘어간 기술이나 양이 어느 정도이고, 그 내용이 향후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 답 : 파키스탄의 북한에 대한 핵기술 유출문제는 우리 정부도 언론에 보도된 내용 이상으로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 현재 파키스탄 정부에서 조사중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어제 우리 관계 국장이 주한 파키스탄 대사관의 관계자를 불러서 보도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우리 정부의 우려를 표명했고, 파키스탄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 내용은 좀더 관련 사실이 확인되는 과정을 봐가면서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힐 예정이다.

□ 문 : 오늘 아침에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대북 안전보장과 경제적 이익제공을 논의할 것이냐고 묻자 그런 이슈들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안전보장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한미일간에 이에 대해 어떤 논의가 있었나. 바우처 대변인이 이번에는 서로 입장을 반복하는데 그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움직여나간다고 했는데 미국의 태도가 변한 걸로 봐도 좋은 건지.

■ 답 : 북한의 핵폐기에 대해서 미국이나 우리가 대북 안전보장을 제공한다는 것은 이미 누차에 걸쳐서 미국의 입장이 발표됐으니까 새로운 입장발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울러서 단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북한에 대해서 에너지를 포함해서 경제지원을 한다든지 이런 것이 현재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북한의 핵동결 및 궁극적인 폐기에 상응하는 조치과정에 다 포함돼 있다.

이런 것이 미국측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한미일 간에 계속 협의돼오고 또 합의된 사항이다.

□ 문 : 북한이 미사일을 나이지리아에 수출했다는 외신보도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2차 6자회담을 진행해가는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는지.

■ 답 : 6자회담은 북한의 핵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포럼이다. 여타 대량살상무기(WMD), 미사일 문제 등이 6자회담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문제는 적절한 계기에 다시 문제를 협의하고 해결하는 단계가 있으리라고 본다.

□ 문 : 6차회담이 열리게 된 것은 공동문서를 만드는데 미리 만들기 보다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는데 합의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번 6자회담 본회의장에서 (공동문서를 채택)할 때 뭐가 토대가 되나. 예를들어 지금까지 마련되고 논의 중에 있는 합의문서가 지금 단계에서 토대가 되는 건지, 아니면 북한이 지금까지 말해온 핵동결하고 그 대신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북한측의 제안을 토대로 하는 건지.

■ 답 : 그 문제는 몇 달간 공동언론 발표문을 준비하기 위해서 관련국간에 협의를 많이 해왔고, 중국의 안도 있고 한미일의 안도 있다. 그러나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안에 대해서도 6자회담의 전제조건이 된다든지 어느 한 안만 가지고 토대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차 6자회담이 25일 개최될 예정이고 앞으로 시간이 있기 때문에 한미일간 협의할 필요도 있고, 중국, 러시아와도 아마 양자간에 협의할 기회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더 시간을 가지고 협의를 해나가는 과정의 결과로서 공동언론발표문이 어떠한 형태로 합의가 될 것인지 다음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

□ 문 : 2차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고 했는데 일본 정부로서는 역시 납치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다른 기회를 원하시는 건지.

■ 답 :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과 여러 우려에 대해 한국 정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일본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작년 9월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방문때도 고이즈미 수상에게 입장 표명이 됐었다.

6자회담에서 납치문제를 다루는 문제는 지난 1차회담때 일본이 일본정부의 입장을 표명한 바 있었는데, 내 생각에는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협의할 수 있는 계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문 : 어제 이수혁 차관보가 6자회담이 열리면 실무그룹을 만드는 것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조태용 비서관이 수장을 맡으면 그 워킹그룹에 참가하는지, 그리고 상설 사무국이 없는 상태에서 실무대표끼리 교섭을 한다고 해도 결국 지금과 같이 왕복외교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 답 : 워킹그룹 문제는 1차 6자회담 당시에도 제기됐었고, 6자회담을 좀더 제도화하고 모멘텀을 잘 유지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에서도 워킹그룹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2차회담에서 좀더 진전된 결과가 나와서 좀더 진전된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모든 문제를 세부적으로 논의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실무적인 워킹그룹을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태용 국장이 테스크포스를 맡게 돼있는데, 만약 그런 워킹그룹이 구성되면 당연히 당연히 조태용 국장이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 문 : 얼마전 공보관 브리핑에서 주한 미대사관 신청사에 대해서 문화재 위원들을 외교부에서 만나서 개개인까지 설득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실제로 이렇게 하고 있는지 확인해달라.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거기에 대해서 지나치지 않느냐는 비판적 여론도 있는데.

■ 답 : 주한 미국 대사관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서 현재 정부와 서울시 관계자가 문화재 위원들과 간담회 성격으로 의견을 교환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어떤 압력을 넣었다든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지 이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문화재 위원들이 어떤 사안을 다룰 때는 관계된 사람들을 불러다가 의견을 들어보는 과정이 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관계자가 가서 입장을 설명한 것이지 어떤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

정부로서는 미대사관 청사 신축문제와 관련해서 좀더 합리적이고,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

□ 문 : 6자회담과 관련해서는 핵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는데 그동안 미국이 북한에 대해 포괄타결 방식으로 북한의 인권문제, WMD, 미사일 등 제기되는 문제가 많았다. 6자회담을 통해 최종단계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까지 갈텐데 이런 문제들은 빠지는지, 어느 단계에서 이런 문제들이 제기되고 해결될지, 아니면 6자회담 틀을 벗어나는 상태인지.

■ 답 : 미사일이나 인권문제도 항상 중요한 현안문제로 남아있게 된다. 뒤로 뺀다는지 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 현재 가장 첨예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북한 핵문제이기 때문에 핵문제에 집중해서 6자회담에서 처리를 한다는 말이다. 미사일을 포함해서 WMD, 인권문제는 아마 단계별로 처리하는 과정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포괄적으로 한반도 문제, 북한문제를 다루기 위해 이것이 아마 필수적으로 해결돼야 될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