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적십자회담 의제-전망

2001-01-29     연합뉴스
29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적십자회담은 그동안 시범적인 단계에 머물렀던 이산가족 상봉 사업이 향후 안정적인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느냐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운영 문제는 이런 측면에서 이번 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힌다.

면회소 설치 원칙은 남북간에 이미 합의됐고 이번에는 면회소를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면회소 설치 장소로 남측은 판문점을, 북측은 금강산을 각각 주장해왔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남북 모두 어느 정도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항구적인 면회소는 경의선이 연결된 뒤 중간지점에 설치하면 되는 것이고 이번에 논의할 것은 금강산이든 판문점이든 임시면회소`라고 말했다.

상봉 주기와 규모 등도 큰 관심사다. 면회소를 설치하더라도 그동안 교환해온 이산가족 상봉단 규모보다 적게 만나야 한다면 굳이 면회소를 설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면회소를 통해 이산가족간 상봉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다면 앞으로는 대규모 방문단 교환같은 이벤트성 행사는 지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를 종종 피력해왔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우선 언제 어디에 면회소를 설치한다는 것만 합의하고 다른 문제들은 나중으로 미룰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의제는 이산가족의 생사·주소확인과 서신교환 문제다. 우리로서는 최대한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우리측 구상대로라면 이 문제 또한 면회소를 통해 풀릴 수 있는 것인 만큼 면회소 설치 논의에 따라 가변적일 것으로 보인다.

회담 전망도 비교적 밝은 편이다. 이러한 낙관적인 기대는 북측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우리 민족끼리 통일의 문을 여는 2001년 대회`에서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생사와 주소확인, 서신거래, 면회소 설치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에 온갖 성의를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북측이 적십자회담 대표단장 등 대표단 구성원을 교체한 것도 전향적인 태도 표명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들은 애초 27일로 예정됐던 전력협의실무회담이 연기된 것도 이번 회담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다만 북측이 최근 `2001년 대회`에서 새로 꺼낸 국내에 남아있는 비전향 장기수 의 추가 송환 문제를 제기할 경우 회담의 새로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장기수 송환 문제는 지난해 9월 63명 송환으로 끝났다는 입장인 만큼 북측이 이 문제를 얼마나 강하게 주장하느냐가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남북 적십자 회담은 올 한해동안 진행될 각종 남북관계 교류의 총체적인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이충원기자 2001/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