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박차가하는 북한
2001-01-17 연합뉴스
평양방송이 16일 노동신문에 5면에 실린 <민족자주,화합과 단결로 통일의 문을 열어 나가자>라는 제목의 논설을 인용해 강조한 말이다.
이 방송은 `우리 앞에는 해결을 기다리는 긴요하고 중대한 문제들이 쌓여있고 넘고 헤쳐야할 고비들도 많다`며 이를 위해 `당국과 정치인들은 대결시대의 낡은 관념을 털어버리고 서로 내왕하고 접촉하고 대화하며 이 과정에 신뢰를 쌓고 화해와 단합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지난해 6.15공동선언이후 남북관계는 분단 55년이후 가장 활발하게 진행돼 남한에서는 안보와 상호주의에 입각한 `속도조절론`이 제기될 정도였다.
이같이 봇물터진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것은 올해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상당히 적극적일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 1일 발표된 새해 공동사설에서도 `올해 우리는 조국통일 위업수행에서 결정적 전진을 이룩하여야 한다`며 6.15남북공동선언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했다.
지난 10일에는 `민족통일 2001대회`를 개최해 △민족공조 △`연방.연합방식`의 통일 지향 △이산가족 상봉 및 비전향장기수 추가 송환 △다방면의 남북교류 활성화 △6.15∼8.15민족통일촉진운동기간 설정 등 5개항의 대남제의를 했다.
북한은 대회직후 통일운동단체인 천도교청우당 류미영 위원장 담화(12일)에 이어 청년동맹 리일환 1비서 담화(13일), 재일 총련 남승우 부의장 담화(14일), 농근맹 승상섭 위원장 담화(15일) 등을 통해 `민족통일 2001대회`에서 제시한 대남제의의 실현을 요구했다.
이러한 대남제의를 한 바로 다음날인 11일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연기를 요청했던 제3차 적십자회담을 1월중에 개최할 것을 먼저 제의해왔다.
북적은 이어 전화통지문을 통해 제3차 적십자회담을 1월 29일 금강산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북한은 12일 전금진(全今振)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으로 태권도 교류를 위한 남북 단체간 접촉을 제안했고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북측 대변인은 같은날 중앙통신기자와의 회견을 통해 기존합의 이행을 다짐했다.
또 13일에는 수산성대변인이 담화를 통해 지난해 12월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된 남북어업협력의 조기실현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점에서 새해부터 경제강국과 함께 민족통일을 앞세워 숨가쁜 대남제의를 해오고 있는 북한이 지난해 남북관계를 시작에 불과했다고 평가한 것은 올해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임을 짐작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광식기자 2001/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