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정기 화물선사 교체추진

2001-01-12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상환기자= 북한이 대북 위탁가공용 원부자재를 싣고 인천-남포항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한성선박의 남포항 입항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파트너로 람세스물류사를 선택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알려졌다.

12일 람세스의 김태운 전무이사(55)는 `지난해말 베이징(北京)에서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베이징 대표부 윤원철 총대표로부터 한성선박의 남포항 입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윤 총대표는 `한성선박이 운송료를 컨테이너(20ft) 개당 950달러를 받아 화주들의 원성이 높아 이를 800달러로 낮춰 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람세스에서 지속적으로 취항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김 전무이사는 전했다.

그러나 한성선박측은 이에대해 `현재 인천-남포항간 운송료는 20ft 컨테이너 기준, 임가공품은 800-850달러, 농수산물은 1천-1천100달러 수준이며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을 고려할 때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성선박의 한 관계자는 `일부 품목의 경우 이 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운송되고 있다`면서 `우리회사 화물선의 남포항 입항이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 현재 북한의 민경련을 통해 자세한 진의를 파악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한성선박의 남포항 입항을 거부하고, 람세스가 공격적인 인천-남포항 취항을 추진하면서 양사는 각기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사 관계자로부터 입장을 들어본다.

◇람세스(김태운 전무이사)

--한성선박의 남포항 입항 거부가 람세스 때문이라는 데.

▲그렇지 않다. 한성선박의 높은 물류비용으로 화주들의 불만이 증폭된 것이 원인으로 알고 있다.

--람세스의 북측 협력 파트너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로 지난해 북한에서 먼저 만날 것을 제의해와 사장이 평양을 방문했고 내가 베이징에서 윤원철 총대표를 만나 운항문제를 협의했다.

--현재 운항 중인 선박과 운송료는
▲중국으로부터 용선한 2천700t급 `루지앙호`가 부정기적으로 운항 중이다. 루지앙호는 20ft 컨테이너 176개를 선적할 수 있다. 인천-남포간 운송료는 800달러이다.

--북측 컨테이너 사용이 한성선박 입항 거부의 한 이유라는데
▲한성선박은 4년전부터 북한 컨테이너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일부를 북한의 백두산짐함회사로로부터 임대해 사용하고 있어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부정기 운항을 정기운항으로 바꿀 계획은 없는가
▲지난해 11월 12일 통일부에 정기 운항 신청서를 제출했다. 통일부에서 최소 5항차의 실적을 보고 난 후 결정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오는 19일이면 정기운항의 가부가 결정된다.

--부정기 취항으로 어려움이 많다는데
▲운항신청서를 통일부에 접수한 후 10-15일 후에야 운항허가증이 나와 화주 모집에 애로가 많다. 부정기 운항허가가 즉시 나온다면 월 3항차도 소화할 수 있다. 또 화물선도 1척 더 투입할 수 있다.

--북한의 한성선박 입항거부에 대한 입장은
▲입항거부로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북한과 한성선박과의 관계가 회복될 때까지 람세스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물류비를 낮춰야 한다.

◇한성선박(김언동 영업이사)

--북한이 남포항 입항을 거부하는 이유는
▲북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가 없어 진의를 파악 중에 있다.

--비싼 운송료 때문이라는 데
▲인천-남포간 항로는 타 항로에 비해 위험 부담이 높고, 운송비의 회수기간도 3-6개월로 길다. 20ft 컨테이너 기준으로 임가공품은 800-850달러, 농수산물은 1천-1천100달러를 받고 있으며 일부 물품은 이보다 더 낮다.

--람세스의 취항 탓은 아닌가
▲북한이 업체들에게 람세스를 이용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불공정 행위이자 남북경협의 기초질서를 파괴하는 것으로 바로 잡아져야 한다.

--북측 컨테이어 임대가 문제라는 설도 있는데
▲오래전부터 북한 백두산짐함회사의 컨테이너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되지않고 있다. 컨테이너 임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

--통일부로부터 31억원을 10년간 무상으로 지원받았다는데
▲낙후된 남포항 시설을 현대화하려는데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북측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중단됐다.

--람세스의 운항에 대한 입장은
▲인천-남포간 항로는 어떤 회사든지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다. 단, 화주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공정한 분위기와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한성선박의 입항이 거부되고 있는 이같은 불공정한 상황에서 정부가 람세스에 운항허가를 내줘서는 안된다. (20001/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