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태권도 어떻게 다른가

2000-12-15     연합뉴스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북측 대표단이 14일 오후 열린 3차 전체회의에서 태권도 교류를 통해 이질화돼 있는 양측의 태권도를 통합시키는 방안을 제의함에 따라 남북한 태권도의 차이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권도는 우리나라 무술사에서 흔히 발견되는 고구려 시대의 수박(手拍)에 기원 을 두고 있지만 현재 남한은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김운용), 북한은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 최홍희)의 규칙을 각각 지키고 있어 양측 태권도는 기술.규칙면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방송이 위성을 통해 중계방송하는 북한의 태권도 경기는 남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격렬하다.

남한에서 머리.가슴.낭심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를 하는 것과는 달리 북한에서는 머리와 가슴 보호대 없이 경기용 장갑을 끼고 신발을 신은 후 겨루기를 한다.

경기용 장갑을 끼는 것은 주먹으로 얼굴을 강타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며 몸통 가격만 허용되는 남한 겨루기 방식과 큰 차이점이다.

북한 태권도는 남한과 마찬가지로 기본동작과 틀(품새), 맞서기(겨루기), 호신술, 위력(격파) 등으로 이뤄져 있다. 호신술과 격파는 남한 태권도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품새와 겨루기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품새의 경우 남한은 유급자 품새(태극 1∼8장)와 유단자 품새(고려∼일여) 등 19개의 품새로 이뤄져 있지만 북한은 24개의 품새로 이뤄져 있으며 동작 역시 3천200 개로 다양화 돼 있다.

겨루기에는 남북한 모두 상대방과 동작을 약속한 후 하는 약속겨루기와 임의로 하는 자유겨루기가 있지만 북한의 자유겨루기에는 1대 2 겨루기도 있어 매우 격렬하다. 이 때문인지 북한의 겨루기는 3분 3회전의 경기를 치르는 남한과 달리 3분 2회전으로 진행된다.

체급경기도 남녀 일반의 경우 각각 8체급인 남한과 달리 5체급으로 이뤄져 있으며 단(段)수에 따른 경기도 있다. 이는 1단과 2단이 참가하는 경기와 3단과 4단을 대상으로 하는 경기로 나눠진다.

도복도 모양새가 약간 차이가 나는데 북한 도복에는 상.하복에 모두 ITF라는 글씨가 뚜렷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선수와 사범을 구분하기 위해 사범들이 입는 도복에는 상의 어깨부터 손목까지 검은 선을 둘렀으며 선수복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는 등 도복의 모양도 구분하고 있다.

북한이 태권도 선수를 양성하기 시작한 것은 최홍희 ITF 총재가 북한에 들어간 80년대 초반으로 북한 언론도 `조선에서 본격적으로 태권도가 보급된 것(선수를 양성하기 시작한 것)은 1982년부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 이후 ITF 주관으로 지난 87년 그리스에서 열린 제5차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또 지난해 심판 자격과 선수들에게 `단`을 수여하는 기관인 태권도기술센터를 설립했으며 이를 내세워 `우리나라가 태권도의 본보기로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고 북한은 주장하고 있다.

한편 남한은 지난 72년 태권도 중앙도장 겸 시합장으로 국기원을 개원하고 지난 73년 5월 WTF를 창설했다. (연합 2000.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