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면회소 3월 설치제의

2000-12-14     연합뉴스
남북은 13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에서 4차 장관급 회담의 첫 전체회의를 가진데 이어 이날 밤 약식 수석대표 단독접촉 등을 갖고 이미 남북이 합의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등 미이행 사항의 실천시기를 재확정하기 위한 절충작업을 모색했다.

양측은 14일 오전 10시 고려호텔에서 공식적인 2차 전체회의를 속개, 남북관계의 올해 결산과 새해 청사진 마련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남측은 13일 회의와 접촉에서 박재규(朴在圭) 수석대표의 기조발언을 중심으로 ▲내년 2월 2차 적십자회담 개최 ▲내년 3월중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및 가동 등 향후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한편 각종 남북간 일정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는 사정에 대한 북측의 납득할만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북측은 전금진(全今振) 단장의 기본발언을 통해 향후 남북관계 일정이 6.15 공동선언 이행 차원에서 실천돼야 한다는 원칙론과 남측에 대해 짚을 대목 만을 밝힌 채 향후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아 북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남측은 또 국회의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 촉구 결의안 내용을 사본 형식으로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은 특히 이산가족의 시범적 생사 및 주소확인의 조속한 실천,서신교환의 연내 실시 및 300명 이상으로의 확대, 늦어도 음력설(새해 1월24일)까지 3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등 이산가족 관련 사업 일정을 북측에 제시했다.

이와 함께 △내년초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구성 △내년 3월 교수,학생, 문화계 인사의 교환방문 △내년 8.15 서울-평양 친선축구대회 개최 및 정례화 등을 북측에 촉구하고 남북 교류활성화를 위해 문화.관광.학술.체육 등 각 분야의 교류 및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추진기구 설치 방안을 내놓았다.

또 ▲금년중 경제시찰단 파견 ▲내년 3월중 한라산관광단 방문 등의 구체안을 밝혔으나 임진강 공동조사단 구성과 김영남(金永南)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 등에 대한 남측 입장은 원론 수준에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남측은 기조발언에서 ▲장충식(張忠植)대한적십자사총재의 월간 조선 인터뷰에 대한 북측 비난 ▲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당시 취재기자 활동 제한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반면 북측은 기본발언에서 ▲남측 국방백서의 주적 개념 유지 및 군사훈련 계속 ▲공동선언 정신에 역행하는 책임 있는 남측 당국자들의 언론 인터뷰 등에 대한 불만을 지적해 논란을 빚었다.

한편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4시부터 평양 청춘거리의 태권도 전당을 방문하고 광복거리의 평양 교예극장을 찾아 종합 교예 공연을 관람한 뒤 오후 7시 고려호텔에서 동석만찬을 했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양측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서로 놓은 안을 충분히 검토한 뒤 논의를 갖기로 했다`며 `남측이 미이행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한 만큼 북측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2000.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