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으로 보는 주간 북한소식> (11.27-12.2)
2000-12-02 박희진 기자
활발해지는 각 부분의 남북교류
Q : 이번 주는 남북 이산가족이 역사적 상봉을 한데 이어 각 부분에서도 남북간의 교류소식이 많았는데 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A : 지난 94년 이후 중단되었던 남북 여성교류가 다시 재개되게 되었다는 소식을 먼저 전하겠습니다. 남북여성교류 협의를 위해 지난 11월 20-25일까지 남한 여성계 대표단이 5박6일의 일정으로 평양을 다녀왔습니다.
남한 여성계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했던 최영희 내일신문 사장은 `한반도에서 특별한 정세변화가 없는 한 내년 6.15를 전후한 시기에 평양에서 남북여성 연찬회를 열기로 북측의 조선여성협회 홍선옥 회장 등 협회 임원진과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내년에 열리게 될 연찬회에서는 6.15선언 실천을 위한 여성의 역할에 대해 광범위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며, 우리측에서는 통일운동에 참여했던 주요 여성, 직능단체 인사 20여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남북한 여성계 인사들이 지난 9월, 내년의 3.8여성대회의 공동개최를 원칙적으로 합의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공동행사의 일정, 주제를 포함한 구체안이 도출되기는 처음 있는 일로서 기대가 된다 하겠습니다.
Q : 그런가하면 군사부분에서도 남북간 회담이 진행되었죠?
A : 지난 28일에는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1차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있었습니다. 남북 군사실무회담은 경의선 철도, 도로 연결에 따른 군사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으로, 북측과 유엔사간에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에 대한 관리권을 남측에 넘기기로 합의함에 따라 남과 북이 처음으로 주체가 되어 군사적 실무회담을 가진 역사적 의미가 있는 만남이었습니다.
윤일영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 대해 `경의선 철도, 도로 연결 사업이 민족의 대동맥을 연결하는 역사적 사업인 동시에 남북 군사당국간에 이뤄지는 첫 번째 협력사업인 만큼 상호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와 관한 실질적 토의가 진행되었다`고 회담 경과를 설명했습니다.
남북 군사부분의 회담은 오는 5일에 한번 더 실무회담을 갖고 회담결과에 따라 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Q : 계획대로라면 12월 한 달이 남북간의 잦은 만남으로 상당히 바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밖의 남북 교류 소식이 또 있습니까?
A :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던 남북간 교류가 올해를 넘기지 않으려는 듯 매우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선 중소기업 협동조합 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경협단이 오는 12월 6일에 6박 7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 경협단은 방북 기간동안 산업 시찰 및 직접투자와 위탁가공 등 업체별 상담을 진행하고, 중소기업의 대북사업 확대 및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전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11일에는 대중 가수 이미자씨의 평양 공연이 예정돼 있고, 14일부터는 남북 노동자간 첫 토론회가 금강산 인근에서 개최될 전망으로, 3차 이산가족 교환상봉과 2차 군사회담까지 합치면 12월 한 달은 남북교류에 있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의 활발한 대외 활동
Q : 남과 북의 교류가 활성화되는 만큼 북한의 대외적 활동도 그 폭을 넓히는데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한 소식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A : 현재 북한은 영국과의 수교협상을 진행중이고, 지난 25일에는 유럽연합의 대표단이 방북을 하고 돌아갔습니다. 또한 지난 13일 방북했던 교황청 대표단은 방북기간 중 북한측으로부터 수교 제의를 받았다고 29일 천주교 주교회의 고위관계자가 밝혔습니다.
반대로 북한의 각계 전문가들은 잇따라 미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사람들의 미국 방문은 한 두명씩의 소규모가 아니라 10명 이상의 규모로 경제, 의학, 문학, 교육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전방위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그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북한의 농업기술대표단이 미국의 대규모 농작물 재배기법을 전수받기 위해 다음달 필라델피아를 방문할 예정이며, 북한교육성 관리 4명으로 구성된 북한 교육 시찰단은 현재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전역을 돌며 북한 사람들에게 영어와 컴퓨터를 쉽게 교육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한 연구시찰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밖에도 북한 의사들로 구성된 북한 의료진 10여명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미국의 메릴랜드주 존스 홉킨스 의대 등 미국내 유명 의료기관 여러 곳을 돌아보고 귀국했으며, 지난 달 초순에는 북한 과실연구소 포도재배연구팀이 뉴욕 북부의 코널대학 포도연구소 등을 방문했습니다.
북한은 클린턴 대통령 방북 희망
Q : 북미간 주요한 이슈중의 하나가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북여부인데요. 북한이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을 희망한다는 소식이 있었죠?
A : 미 대선의 결과가 좀처럼 쉽게 나지 않는 상황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성사 여부도 현재는 매우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다만 지난 25-28일 북한을 방문했던 토니 홀 미 하원의원에 의하면, 자신이 방북하기 직전인 23일에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이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후 추진되고 있는 변화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 라는 주문을 받았고, 이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하면 기뻐할만한 결과가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홀 의원이 전한 김계관 부상의 발언은 북한 정부가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북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돼 그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하겠습니다.
홀 의원은 지난 96년부터 모두 6차례에 걸쳐 방북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사견임을 전제한 뒤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한반도의 안전과 북한의 인도적 상황개선 등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은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소개하는 건강음식
Q : 북한 내부적으로 신문보도를 통해 건강에 도움되는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는데 이번에는 어떤 음식들이 소개되었습니까?
A : 북한의 통일신보는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기간을 두고 건강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번 11월 11일자 보도에 의하며 질 좋고 단백질이 풍부한 콩나물이 뇌의 피로를 푸는데 알맞은 식품이라고 전했습니다. 콩나물에 들어 있는 성분은 어린이들의 기억력, 이해력, 판단력 등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아밀라제 등 소화효소가 많이 들어있어 다른 콩 음식보다도 소화흡수가 잘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습니다.
그 밖에도 가지에는 항암 효과가 있고 옥수수는 암을 예방하는 좋은 식품으로 소개했으며, 뽕잎차는 고혈압 환자에게 효험이 있으며 특히 생감자즙은 고혈압에 특효라고 소개했습니다.
북한가요 음반 남한서 발매시작
Q : 북한 가요 음반이 남한에서 발매한다면서요?
A : 지난 8.15 이산가족 상봉때 서울에 왔던 북한의 계관시인 오영재씨가 작사한 노래 `우리가 사는 마을`이 수록된 북한 가요 음반이 12월 초 남한에서 발매된다고 합니다.
음반기획사 부곡무역은 최근 북한측과 정식 계약을 맺고 지난 8월 북한가요 1집 `휘파람`을 발매한데 이어, 2집 `반갑습니다`는 전곡을 북한 가수들이 직접 부른 원곡으로 실어 발매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이번 2집 음반은 북한의 보천보 전자악단이 반주를 맡았고 전혜영, 리경숙, 조금화, 김광숙 등 북한의 인기가수들이 노래를 불렀으며 남한에서도 이미 알려진 `반갑습니다`와 `다시 만납시다`를 비롯해 북한 젊은이들의 애정관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의 노래 12곡이 수록되었다고 합니다.
남한에서는 북한가요 음반이 발매되고, 북한에서는 남한의 대표적 가수 이미자씨가 공연을 하는 등 남과 북이 현재 다정한 발걸음을 하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그 밖의 소식
Q : 그 밖의 소식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 남북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겨울철을 맞아 대북지원 소식도 풍부해지고 있습니다. 먼저 한화그룹이 북한어린이돕기 사업을 위해 구충제 1천만 정을 구입해서 27일 북한에 전달하였습니다.
한화는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7월 27일부터 3개월 동안 계열사별 모금운동을 전개해 왔으며 (주)한화의 최욱락 사장과 남북어린이 어깨동무 권근술 이사장이 방북해, 북측의 조선 어린이 영양증진 관리소와 전달식을 가졌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제주도 남제주군이 `군민 1인당 감귤 1상자 북한에 보내기 운동`을 벌인다는 소식입니다. 남제주군은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해 12월내 3차례에 걸쳐 전 군민을 대상으로 북한에 보낼 감귤 모으기 운동을 벌여 `북한에 사랑의 감귤 보내기 운동 도민본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대북지원을 꾸준히 해왔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LA 본부는 지난 11월 24일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 독지가가 북한 주민을 위해 안경테 등을 기증했다`고 밝히고 북한에 안경테 5천 개를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이 소식은 MBC 라디오 ’남북한마당’에서 매주 일요일 아침 6시에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