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이 정도면 하극상 아닌가
[기고] 장창준 / 한신대학교 통일평화정책연구센터장, 평화너머 정책연구소 연구위원
내년 3월 한미 군사연습을 둘러싼 정부 내 엇갈린 발언은 단순한 정책 이견의 차원을 넘어섰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외교·안보 노선의 혼선이 아니라, 대통령의 정책적 재량과 방향 설정에 대해 국가안보실장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거는 구조적 충돌에 가깝다.
이쯤 되었으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정도면 하극상 아닌가.
11월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은 일관된다. 한미 군사연습은 신성불가침의 절대선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한반도 평화의 지렛대가 될 수 있는 정책 수단이라는 것이다.
11월 24일 대통령은 “훈련 축소나 연기가 평화 체제 구축의 결과가 될 수도,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12월 3일 외신 기자회견에서도 “북미가 언제든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객관적 상황을 조성해야 하며, 한미 연합훈련도 그중 하나”라고 못 박았다. 한미 군사연습을 외교적 협상의 카드로 배제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정책 방향 설정이다.
위성락의 최근 발언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12월 7일 그는 “한미 연합훈련은 카드로 직접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12월 11일에는 한술 더 떠 “훈련을 실시해야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과정이 진전된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발언과 위성락의 발언은 정면으로 대치된다. 위성락의 발언은 이견 수준을 넘어 대통령 정책에 대한 거부이다.
위성락의 하극상은 미국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 커진다. 케빈 킴 주한 미 대사대리는 대통령이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고위 당국자들에게 우려를 전달하며 용어 사용까지 간섭했다.
유엔사의 행태는 더 노골적이다. 국가안보실 1차장의 DMZ 출입을 정전협정을 이유로 불허하고, 이를 정동영 장관이 공개적으로 문제 삼자 곧바로 ‘DMZ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주한미군 사령관 브런슨은 한국 정부 내부에서 한미 군사연습 조정 논의가 나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며 “그들은 함께 훈련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특정 장관의 발언을 겨냥한 수준을 넘어, 한국 정부 전체의 정책 토론을 무지와 비합리성으로 낙인찍는 발언이다. 또한 위성락의 위세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다.
위성락의 ‘하극상’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미국의 전적인 지지와 묵인 속에서 이뤄지는 구조적 현상이다. 이런 ‘하극상’을 방치하면 대통령의 외교 안보 결정권은 사실상 무력화된다. 한반도 평화의 결정권을 위성락과 미국이 행사하게 된다.
위성락을 경질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