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심는 평화, 우리는 원산으로 간다'

남북체육교류협회, '2026년 아리스포츠컵 원산대회' 추진

2025-11-24     이승현 기자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 유소년 축구 원산대회 개최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2026년 아리스포츠컵 원산대회' 추진계획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7년 전 평양과 춘천을 오가며 열린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축구대회를 끝으로 원치않던 긴 공백의 시간을 보낸 남북 체육교류의 맥은 다시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 2018년 8월(평양), 10월(춘천)까지 포성이 울리는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22차례의 남북 축구교류를 뚝심으로 일궈온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 유소년 축구 원산대회 개최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2026년 아리스포츠컵 원산대회' 추진계획을 밝혔다.

남과 북, 미·중·러·일의 유소년축구선수들을 2026년 원산으로 초청해 제7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열겠다는 것. 특별경기로 북미 여자프로축구경기 왕래교류전도 계획하고 있다. 그에 앞서 미국 워싱턴에서 제6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개최하면서 북미 여자프로축구 친선대회도 진행할 생각이다.

2018년 10월 춘천에서 열린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이어가려는 계획이며, 평창동계올림픽의 평화 유산을 잇는 공공외교의 장으로 삼아 북미간 이해증진의 계기로 삼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평창의 평화유산을 미국으로, 다시 원산까지 이어가겠다는 포부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계기로 이어진 평창평화포럼과 미국 국가조찬기도회의 교류가 바탕이 되었고, 2006년 6월 북측 4.25체육단과 남북체육교류협회가 남북체육교류계약서를 체결한 뒤 2018년까지 총 22차례 진행해 온 유소년·여자축구 교류의 굳건한 신뢰가 깔려있다.

남북교류 역사상 처음으로 북측 국방위원회 산하 군인올림픽위원회(당시 4.25위원회)와 남북체육교류계약서를 체결한 후 2013년까지 후원 지방자치단체의 이름을 앞세워 대회를 개최하다가 2014년부터 북측과 합의하에 아리스포츠컵 국제대회로 위상을 재정립했다. 

김 이사장은 대북전단살포 대응 남북 총격전(2014.10.10),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폭발사고(2015.8.4)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에도 경기도 연천과 평양에서 남북 선수가 참가한 제1, 2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강행하면서 "스포츠 교류는 전쟁속에서도 해야 된다"며 관계자들을 달랜 일화를 소개했다.

그런 의지로 남북 당국의 신뢰를 쌓았고, 어려운 조건과 상황을 탓하지 않고 실력으로 결과를 만들어낸 자신감이 있어서일까?

"저는 글로벌평창포럼을 대표해서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에 가서 아리스포츠컵 워싱턴대회를 제안했고 그들의 호응을 확인했다. 7월에는 중국에서 4.25체육단과  비공개 실무회의를 했다"고 하면서 "군을 대표하는 4.25체육단과 계약을 맺은 남북체육교류협회가 22차례에 걸쳐 연속으로,남북 교류역사상 최장기간 정례적 교류를 해 왔기 때문에 다음 원산대회도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특히 주목한 건 북이 메이저 국제대회인 평양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를 49년만인 2028년 유치한 것. 성공적인 국제대회 개최를 위한 리허설 차원에서라도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유의미하다고 짚었다.

이날 '남북 유소년 축구 원산대회 개최를 위한 정책토론회'는 다양한 관점에서 원산대회 성사를 위한 지혜를 모으는 자리로 준비되었으며, 앞으로 한 두차례 더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는 민주당 소속 허영, 박지원, 송기헌, 윤건영, 이기헌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남북체육교류협회와 글로벌평창평화포럼(GPPF)준비위원회가 주관했다.

다시 심는 평화, 우리는 원산으로 간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정책토론회의 취지를 밝히는 '다시 심는 평화, 우리는 원산으로 간다'는 구호를 되새기며 "개성공단에서 처음 생산품이 나왔을때, 그리고 금강산관광이 시작될 때 그랬던 것처럼 '원산으로 간다'고 하니까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하면서 "이제 거의 때가 되어 가나보다는 생각이 든다. 경험과 실력이 있는 분들이 많이 자리에 와 계신 걸 보니까 일이 잘될 것 같다"고 격려했다.

우 의장은 또 지난 9월 초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할 내용이 있으면 말하라고 해서 "2026년 부산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에 남측 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북측 금강산이 소개될텐데, 금강산을 구경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달라. 거기까지 간 김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가서 하루 잤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며, "저도 이미 그런 제안을 했으니 유소년축구대회가 열릴 원산 갈마에 꼭 한번 가보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