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협 어머니들’에 90도 인사한 이 대통령
“몸 아끼지 않고 싸워주신 덕분에 대한민국 민주화”
13일 낮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상임의장 조순덕) 어머니들’을 만난 이재명 대통령이 ‘90도 인사’를 했다.
“대한민국이 참으로 오랜 기간 동안 독재 속에서 국민들이 인권을 침해당하고, 구속되고, 죽고, 장애를 입기도 하고, 정말로 큰 고통을 겪었는데, 언제나 그 고통스러운 투쟁의 현장에 우리 어머니들이 가장 먼저 달려와 주셨고, 몸을 아끼지 않고 싸워주신 덕분에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전 세계가 바라보는 민주적인 나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나라로 자리잡았다. 다 여기 계신 어머니들의 정말 헌신적인 치열한 투쟁 덕분”이라며 “우리 국민들을 대표해서 고맙다는 말씀을 다시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또 이 나라가 어떻게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어머니들이 더이상 현장에서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가족들이 부당한 권력에 의해서 희생당하고 그 때문에 일생을 바쳐서 길거리에서 싸워야 되는 그런 상황이 다시는, 다시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국민들은 민가협 어머니들의 정말 오랜 세월 각고의 노력, 정말 고통스러운 삶의 역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저 역시 마찬가지로 여러분들 현장에서 참으로 많이 만나 뵀는데, 언제나 빚진 감정이고 죄송하다. 그 마음 잊지 않고 여러분에게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자부심 가지고 일상적인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조순덕 상임의장은 “아까 대통령께서 길바닥에서 우리 어머니들을 만났다고 하는데, 우리 민가협 어머니들은 28, 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그때 뵀다. 그때 변호사 하실 때 사무실에 가서 차 한잔하고 (...) 그때는 대통령님이 아주 청년이셨어요. 아주 미남이셨고”라고 회고했다.
이어 “다 돌아가시고 아프시고 해 가지고 어머니들 몇 분 안 계시는데, 40주년 돌아오는데 좀 고민이 많았다”며 “다행히 안영민 대표님께서 40주년 같이 해 주셔서 어머니들 많이 용기도 내고, 백서, 사진첩, 지금 기록이 별로 없는 걸 다 찾아내면서 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대통령께서도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찬에는 민가협 측에서 조순덕 상임의장과 김정숙·박미준·유민호·이귀임·이소남·이영·김권옥·이용현 회원, 안영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동우회 회장과 김남수 전국대학민주동문협의회 상임대표가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전성환 경청통합수석, 배진교 국민경청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찬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민가협 어머니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를 표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90도 가까이 허리 굽혀 인사하며 극진히 예우했다고 전했다.
‘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은 안영민 전대협 동우회장은 “민가협의 40년 역사가 기록으로 남을 수 있게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건의했으며, 김남수 상임대표는 강제징집 사건 피해자 등에 대한 진상 조사 등을 위해 ‘3기 진화위’에 꼭 조사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가협 어머니들은 “국정의 안위가 곧 대통령의 건강에 달려 있다”며 “건강을 잘 살펴 달라”고 거듭 당부했으며, 오찬 이후 이 대통령에게 민가협 40주년 기념 사진첩을 선물로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