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분배'하는 북, "사회주의는 평균주의가 아니다" 

2025-11-11     이승현 기자
북한 전역에서 연일 결산분배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평양시 강남군 고천농장의 결산분배장 [사진-노동신문]

사회주의 분배원칙은 "일을 많이 하고 잘한 사람에게 더 많은 몫이 차례지게 하는 것."

[노동신문]은 11일 '평균주의는 사회주의 분배원칙과 인연이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북 전역에서 연일 진행되고 있는 농장 결산분배와 관련해 '평균주의에 대한 철저한 배격'을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근로자들에게 일한 것만큼, 번 것만큼 보수를 주는 것 다시말하여 로동의 결과에 따라 일을 많이 하고 잘한 사람에게 더 많은 몫이 차례지게 하는 것이 사회주의분배원칙의 기본요구"라며, "사회주의분배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사람들에게 사회주의에 대한 옳은 인식을 가지도록 할뿐 아니라 사회주의의 혁명적성격을 고수하기 위한 중요한 문제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사회주의가 집단주의사회라고 하여 일을 잘하든 못하든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꼭같은 평가를 받을수는 없다"며, "사회주의사회에서는 누구나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 사회와 집단을 위하여 헌신하는 사람이 되여야 한다 .사회와 집단을 위하여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기여를 한 사람에 대하여서는 응당 많은 몫이 차례지게 하며 더 높은 사회적평가를 받게 하는 것이 집단주의의 요구이며 그러한 사회가 사회주의사회"라고 거듭 확인했다.

"사회주의는 평균주의를 하는 사회가 아니"며, "평균주의는 로동의 질과 량에 엄격히 준해야 하는 사회주의분배원칙이 아니"라는 것. 

"평균주의적인 평가는 근로자들의 생산열의를 떨어뜨릴뿐 아니라 건달군을 서식시키는 온상으로 된다"고 하면서 "만일 힘든 일을 하는 사람과 헐한 일을 하는 사람, 일을 많이 한 사람과 적게 한 사람, 기술기능수준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에게 꼭같은 보수가 차례지게 한다면 근로자들의 생산의욕과 기술기능수준제고를 위한 열의는 점차 식어진다. 또한 헐한 일만 찾아하려는 요령주의적 일본새와 적게 일하고도 높은 평가를 바라는 비량심적인 현상들을 초래하게 되고 나중에는 개인주의가 만연되여 단위발전의 전망이 희미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주의 분배원칙을 물질적 자극의 수단으로만 보아서는 안되며, "물질적 자극공간은 사회주의 사상교양을 앞세우는 기초'우'(위)에서 리용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질적 자극을 위주로 하면서 정치도덕적 자극을 덜 중요시하는 것은 사회주의 사회의 근본성격에 어긋나는 것이며, "근로자들속에서 리기주의를 조장하고 그들을 돈이나 물건에만 매여달리게 하며 사회주의제도와 혁명의 전취물을 부식시키는 매우 위험하고 유해로운 편향"이라고 경계했다.

신문은 "사회주의분배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근로자들의 자각적 열성이 그대로 생산적 앙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회주의제도의 우월성을 더욱 높이 발양시켜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신문에 따르면, 황해북도 금천군 강남농장과 양강도 삼지연시 중흥농장을 시작으로 올해 벼 수확 후 결산분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함경남도 낙원군 사동농장, 함경남도농촌경리위원회 조양농장, 양강도 보천군 송삼농장에 이어 9일 황해북도 송림시 인포농장, 평양시 외곽 강남군 고천농장 등 각지에서 연일 결산분배가 진행되고 있다.

황해북도 송림시 인포농장의 결산분배 모습 [사진-노동신문]

결산분배란 "농업협동경리에서 연간 생산 및 재정활동을 총화하고 수입을 확정하여 분배하는 사업"(조선말대사전)을 말한다. '조선대백과사전'은 '농민 개인의 소비몫에 대한 분배를 동반하는 연간 경영활동에 대한 결산'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산분배는 농장원총회에서 진행한다. 

조선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농업생산에서는 노동을 지출하는 시기와 생산물이 완성되는 시기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출된 노동에 대한 확정지불은 그해 농사가 끝난 다음에야 할 수 있게 되는 특징이 있고, 이에 따라 결산과 분배를 따로 하지 않고 하나의 과정으로 진행한다.

결산분배에서는 특히 총 수입을 올바로 분배하는 일이 중요한데, 생산비와 공동기금을 빼고 개인소비 몫을 분배한다. 

총생산량을 확정하고 여기에서 종자와 비료, 농기계용 유류 등 생산비용과 각종 공동기금, 국가수매분을 제외한 뒤 초과 생산분을 대상으로 분배 총량을 정한 후 이를 개인별 노동 평가(노력일 평가)에 따라 현물이나 현금으로 배당하게 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월 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상무회의를 통해 '노력일 평가와 결산분배를 잘하여 농장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강화하고 농장원들의 생산의욕을 높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 '농장결산분배법'을, 9월 21, 2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회의에서 '양곡관리법'을 채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해 "계획되여있는 알곡생산량도 필요하지만 농장원들의 권익이 더 중요하다"며 "계획수행을 구실로 농장원들의 분배몫을 떼내거나 알곡을 부정처리하는 현상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