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맹(北盲)을 넘어서야 평화가 보인다
[칼럼] 안재영의 ‘우표로 보는 북한현대사’ (17)
10대 초까지 68년 김신조가 넘어온 고랑포 임진강 모래밭이 놀이터였고 겨울에는 임진강에서 썰매를 타며 여름에는 임진강을 개수영으로 건너갔다 왔다 하며 놀았다. 1970년대 초까지 임진강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었던 강이었다. 1973~4년부터 임진강 건너 우리가 전방이라 부르던 민통선(民統線) 지역에 미군들이 나가고 한국군으로 대치되기 시작하면서 임진강은 시간이 지날수록, 금단의 강(江)으로 변해갔다.
남쪽에 최북단 마을 북파주(北坡州) 접경지역 장파리가 고향이고, 현재도 북한 땅이 건너다 보이는 북파주에 살고 있다. 지난 2024년 11월에는 접경지 탐방 안내와 강의를 위해 숙소가 겸비된 세미나실이 있는 ‘DMZ평화교육원’을 개원해서 종종 접경지 탐방을 안내하고 있다.
지난 2주동안, 접경지 탐방을 의뢰한 교회 3곳과 시민단체 1곳에 대해 접경지 안내를 하였다. 오신 분들끼리 나누는 말을 우연히 들을 수 있었다. 그분들 뿐만 아니라, 방문하시는 분들의 대다수가 하는 이야기들이 대동소이하다. 한 문장으로, “굶고 있는 북한 주민들 불쌍하고, 김정은의 독재정권이 끝나야 통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 지형이 국토의 약 80%가 산지 및 고지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북한 내에서 쌀은 늘 부족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난 2020년 이후에는 북한의 식량부족에 대한 보고서는 종종 보이지만,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처럼, 굶어죽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공식 보고서는 어느 곳에서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이 김씨 3대 세습과 독재 때문에 가난하고 못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게 된다. 북한에 3대째 권력세습이 있고, 일당 독재인 것도 맞는 이야기지만, 북한의 가난과 생필품 부족 현상은, 일당과 일인에 의한 독재 때문 보다는, 1950년 6월 28일부터 존재하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더욱 강화되고 다층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제재 때문에 북한은 늘 가난하고, 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북한 당국의 주장이 아직까지는 북한 주민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부분이 훨씬 크기 때문에 북한의 일당 독재나 일인 독재 유지가 가능한 부분이 더 크다.
참고로, 대한민국의 무역의존도, 즉 수출과 수입으로 국가가 벌어들이는 부분이 80%를 넘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미국의 제재로 인해 수출과 수입이 꽉 막혀있는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어느 정도일지는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일까? 아니다. 미국이나 국제제재가 전혀 없지만 북한보다 가난한 나라들이 생각보다 많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의 감비아, 니기, 수단, 르완다,마다가스카르, 시리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과 기타지역의 예멘, 아프카니스탄,네팔 등등이 북한보다 경제적으로 못사는 최빈국에 속한다. 그리고 이들 최빈국들의 특징이, 내전과 무능한 지도자 그리고 국가행정력이 엉망이며 문맹률도 매우 높다.
하지만, 북한은 최빈국도 아니며, 최빈국들이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는, 내전, 무능한 지도자, 문맹률, 국가 행정의 엉만진창도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제재 때문인 것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 주는 부분이다.
접경지 탐방에 참가한 분들이 나누는 말 중에, 김정은 독재자가 사라진다면, 북한에 자유가 생기고, 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여행 말미에 내가 참가자들께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독재보다 백배 더 나쁜 것이, 내전(內戰)이고, 현재 김정은 일인지도체제가 무너지게 된다면, 북한내 군부세력들 중에 존재할 수 있는, 친중파, 친러파, 자주파 등 간에 무력충돌 발생으로 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에서 내전이 발생한다면, 남한이 감당하지 못할 급변사태가 되어 대한민국도 매우 위태롭게 된다고 힘을 주어 말씀드린다.
북한에 대한 북맹(北盲) 상태에서 우리의 생각을 하나님께 기도하기 보다는, 죄로 인해 하나님과 분리되어 죽었던 우리를 살리고자 오신 평화의 왕 예수님이 하셨던 말씀처럼, “우리같이 그들도 하나되게 하소서”(요한복음 17장 11절) 처럼, 평화 속에서 남과 북의 하나됨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제언드리곤 한다.
북한에는 노동당이 국가위에 존재하며 정부를 전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 위에 절대적 권력자 백두혈통 1인이 다스리는 국가이다. 북한이 인구 약 2,300만 명 중에 노동당 당원이 약 300~400만 명 존재하고 있으며, 노동당의 조직을 관리하는 핵심인력, 조직지도부원들이 약 300명 존재한다. 그리고 그 위에 절대권력 김정은 위원장이 존재하고 있다. 핵심인력 300~400만 명의 충성심 있는 조직이 받쳐주는 국가가 내란으로 전복되거나, 외세의 침략을 받아 사라진 경우는 역사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제법상으로 볼 때 대한민국(남한)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1991년 9월 17일 유엔에 동시 가입한 별도의 국가들이다. 대한민국과 국민들이 남과 북의 하나된 통일국가를 향한 꿈을 늘 가슴에 품고 준비를 해나가야 하겠지만, 북한을 하나의 정상국가가 아닌, 불법단체로 보는 국내의 각종 법조항들은 조속히 개정되어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병법의 지혜서인 손자병법에서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게 된다면, 백 번 맞붙는다 해도 위태롭지 않다)”처럼, 조선을 더 알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이번 정부에서는 과감하게 시행했으면 한다. 조선을 모르고 어찌 평화를 논할 수 있으며, 통일을 논할 수 있으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경주 APEC 참가차 오는 도중에 조선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희망하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지만, 조선에서는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 이유가, 코로나를 막 극복하고 2021년 1월 1일 발행한 우표의 도상을 살펴본다면 알 수가 있다. 2021년 새해우표의 도상은, 조선의 국수(國樹) 소나무 위에 두껍게 내린 눈(어려운 환경)과, 평양종과 평양시였다. 시간은 조선의 것임을 만방에 천명한 것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 접경지 북파주 파평출신 미군이 지어준 재건중학교 졸업 후 검정고시로 중학/고등과정 수료
- 한국외대 졸업, 북한대학교대학원 석사(북한학), 경기대정치전문대학원 박사(북한학)
- 영토문화관 독도 관장(www.unsando.kr)
-DMZ평화교육원 대표
- 통일교육원 교육위원
- 파주시 교육위원
- 성서한국 공동대표
- 파주 겨레하나 초대 및 2기 대표 및 고문
- 철원 국경선평화학교 감사 및 건축위원
- 벤처기업 ㈜두레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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