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불 투자 요구는 IMF급 폭거".. 광화문, 주권 수호 '민의 함성’

2025-10-03     이기영 통신원
‘주권찾기 서울행동’에 참가한 참가자들의 단체사진[사진제공-서울자주연합준비모임]

지난 9월 30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서울자주연합 준비모임 주최로 '주권찾기 서울행동'이 개최되었다.

참가자들은 한국의 경제 주권을 침탈하고 위협하는 미국의 강압적 행태를 규탄하며, 대형 현수막에 적힌 대로 "주권자 국민의 명령이다. 미국 트럼프는 나가"라는 구호를 거리에 가득 메웠다.

"외환보유액 83% 요구, 경제 주권 침탈에 단호히 맞서야"

이날 집회의 핵심 쟁점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요구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안이었다. 참가자들은 이 투자 요구액인 3,500억 달러(약 493조 원)가 한국 외환보유액의 83%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1997년 IMF 사태에 준하는 위기를 불러올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30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주권찾기’ 서울행동이 진행됐다. 이날 주권찾기 시민행동 발언은 정치경제학 연구소 프닉스 김장민 소장(왼쪽), 자주연합 청년위(준) 양병승위원(가운데), 민주노총 박경선 총무국장(왼쪽) 순으로 진행되었다. [사진제공-서울자주연합준비모임]

이들은 "노동자 강제 구금과 경제 주권 침탈을 자행하는 미국의 횡포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3,500억 달러 대미투자협상 반대한다!", "미국은 약탈과 착취를 중단하라!", "민중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 낭송과 풍자 5행시로 현장 열기 더해

집회는 문화 공연과 시민 참여 순서로 열기를 더했다. 이인영 시인은 무대에 올라 자신의 작품 〈8.15광복〉을 낭송하며 해방의 의미와 주권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이인영 시인이 자작시 인 '8.15광복'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자주연합준비모임]

이어진 ‘트럼프나가’ 5행시 경연대회는 참가자들의 풍자와 재치로 미국의 횡포를 꼬집어 큰 호응을 얻었다. 수상작 전문은 다음과 같다.

[트럼프나가 5행시 수상작 전문]

트럼프는 들어라.
넘으면 안 되는 선이 있다.
프리덤 엣지? 그런 장단에 놀아날 생각 없다.
나라 주권도 흥정 대상이 아니니
가만히 놔둘 때 미군과 핵무기 들고 이 땅을 떠나라!

APEC 회의 경고와 후속 집회 계획 밝혀

참가자들은 다가오는 10월 29일 APEC 회의를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으로 지목하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정부가 협상안에 굴복할 경우 "경제적·정치적 주권을 심각하게 상실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약탈동맹 쇠사슬동맹 격파대회'에서는 "우리나라를 수탈하는 외세에 맞서 직접 행동으로 저항에 나서야 한다"는 결의가 울려 퍼졌다. 참가자들은 "오늘 행사는 단순한 집회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 명령을 내리는 집행장"이라고 선언하며, "단결한 민중의 힘은 결코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3,500억불 투자 강요,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 한미연합군사훈련 강화, 일자리 강탈, 한미동맹 현대화 등 미국의 강압적 요구를 시민의 힘으로 물리치는 ‘격파 퍼포먼스’를 통해 시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사진제공-서울자주연합준비모임]

한편, 이날 집회를 주최한 서울자주연합 준비모임의 한성 회원(자주연합 기획위원장)은 '주권찾기 서울행동' 집회를 12월 2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성 위원장은 "매회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내용으로 주권 수호의 목소리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