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가 ‘동결’ 아닌 ‘중단’ 표현 쓰는 이유?

2025-09-29     이광길 기자
29일 오후 브리핑하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사진 갈무리-KTV 유튜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9일 “(비핵화로 가는 첫단계에 대해) ‘중단’(stop)이 맞다고 한 것은 ‘동결’(freeze)이라고 했을 때 미국에서 벌어진 담론이 있어서”라고 해명했다. 

이날 오후 ‘이시바 일본 총리 방한’ 관련 브리핑 계기에 ‘동결에는 검증이 수반되니까 현 정부가 검증을 피하기 위해 중단이라고 한다’는 억측에 대해 “중단이든 동결이든 검증이 필요하면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위성락 실장에 따르면,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 때 이뤄진 ‘북미 제네바 합의’는 ‘동결’ 대 ‘보상’ 구도였는데, 대북 강경파들은 ‘동결은 북핵 완전해결이 아니’라며 반대했다. “그런 논란 이후 미국에서는 (...) ‘동결’에 대해 의구심 갖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  
  
반면, 날로 증가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일단 멈추자, 이를 명료히 하는 측면에서 ‘중단’이 더 낫다는 것이다. 

위성락 실장은 “‘동결’과 ‘중단’은 거의 같지만 서구적으로는 ‘중단’이 더 낫다는 것이지 검증 문제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보상’ 용어에 대해서도 “북한과 협상하려면 뭔가 상응하는 대응해줘야 하기에 그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A를 하면 우리가 A’하는 것인데 북한이 전향적 태도 취할 때 그걸 견인하기 위해 인센티브 차원에서 준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END 이니셔티브’의 구성 요소인 교류, 관계 정상화, 비핵화도 30년 넘는 북핵 협상에서 수도 없이 나왔던 얘기라고 상기시켰다.

위성락 실장은 “교류한다, 관계 정상화한다, 비핵화 한다, 비핵화 목표는 변함이 없다”면서 “해법에서도 우선 중단한다, 축소한다, 폐기한다는 식의 큰 좌표만 있는 것”인데 “이게 큰 논란 대상인 게 의아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주 APEC 전후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북한으로부터 어떤 태도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대통령 주변에 동맹파들이 너무 많다’고 쓴소리를 한데 대해, 위성락 실장은 “저는 제가 무슨 파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관세·투자협상 과정에서 “아주 강한 입장을 취하는 사람 중에 하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부산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만찬과 친교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자민당 총재 자리를 물러난 이시바 총리로서는 ‘고별’ 방한을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