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 “우리 국민 큰 상처와 충격” 우려 전달

한미 외교장관회담, ‘미 구금자 출국’ 문제등 협의

2025-09-11     김치관 기자

미국 이민당국(ICE)에 의해 구금된 우리 국민 300여 명의 ‘자발적 출국’(voluntary departure)’이 ‘미측 사정’으로 예정된 10일을 넘기고 있는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이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부 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을 갖고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구금돼 있는 한국인 300여명의 출국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 [자료 사진 - 외교부]

외교부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현 장관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루비오 장관과 면담을 갖고 “범죄자가 아닌 만큼 수갑 등에 의한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하게 미국을 출국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미국 재방문에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미 행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외교부는 10일 오후 “조지아 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들의 현지 시간 9월 10일 출발은 미측 사정으로 어렵게 되었다”며 “가급적 조속한 출발을 위하여 미측과 협의를 유지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나 ‘미측 사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조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제조업 부흥 노력에 기여하고자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미국에 온 우리 근로자들이 연행되는 과정이 공개되어 우리 국민 모두가 하나같이 큰 상처와 충격을 받은 데 대해 깊은 우려를 전달했다.

특히 유사 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한미 외교-국무부 워킹그룹’의 신설을 제의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이 대통령과 도출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이번 사안에 대한 한국민의 민감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 경제·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화답하고 빠른 후속조치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외교부는 “오늘 면담에 따라 우리 정부는 현장에서 미측과 행정적 실무협의를 적극 전개하고 있으며,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여 국민들이 가장 빠른 시일내 구금에서 해제되고 귀국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양 장관은 최근 중국 전승절 계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결과와 함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일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 기념행사인 천안문 열병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참석했고, 북러,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조 장관은 우리 대통령이 언급한 ‘페이스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하고, 이를 위한 협력을 모색해나가자고 했다. 이에 대해, 루비오 장관은 대북대화에 열려있다고 하고, 이를 위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대화를 권유하며 ‘피스 메이커’가 되어 달라고 부추기고 자신은 ‘페이스 메이커’가 되겠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 호응을 끌어낸 바 있다.

외교부는 “조 장관은 지난 8월 정상회담의 성과 문서를 빠른 시일내 발표하고 관련 후속조치들이 적극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했으며, 루비오 장관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미 간에 큰틀에서 합의한 관세협상과 대미투자 등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한미 정상회담 결과문서가 발표되지 못한 상태를 조속히 마무리짓자고 촉구한 셈이다. 일본은 관세협상과 대미투자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져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춰져 확정된데 반해 우리는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동차 관세가 25%인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