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장관, “필요하면 워싱턴 직접 가서...”
[추가] 외교부,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설치...대책회의 개최
조현 외교부 장관은 7일 오후 외교부청사 13층 종합상황실에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본부-공관 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필요하면 제가 워싱턴에 직접 가서 미 행정부와 협의를 하는 방안들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4일 새벽(현지시간) 미국 이민 당국 등이 조지아주 서배나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475명이 구금됐고, 이 중 우리 국민이 3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재확인했다.
조 장관은 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체포된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오늘 저는 저를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였고 본부와 재외공관이 관련 동향을 신속하게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알려진 직후에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 활동과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되며, 동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주미국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어제 (외교부) 2차관이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에게 우리의 우려와 유감을 전달하였고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고 밝히고 “외교부는 산업부, 경제단체 등 기업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총체적으로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주미국대사관에서도 미국의 국무부, 국토안보부 등을 대상으로 적시에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고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에서도 현지 당국과 주 정부에 계속 소통 중이라는 설명이다.
조 장관은 “무엇보다도 주미국대사관 총영사가 현지에 급파되어 주애틀랜타 총영사관과 함께 현장대책반을 설치하여 현지에서 총력 대응 중”이라며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은 계속해서 미 당국과 소통하면서 구금된 우리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영사 조력이 신속히 제공되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현장대책반은 조기중 주미국대사관 총영사가 반장을 맡았고,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총영사는 공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외교부 본부에서 신속하게 고위급 관계자가 현장에 파견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조 장관이 직접 워싱턴에 가는 방안도 논의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6일 오후 대책회의 결과 보도자료에서 “외교부는 향후 관련 기업 및 경제부처 등과도 긴밀히 공조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미국 내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며 “외교부는 미측과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 우리 정부 고위인사의 미국 방문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조현 장관의 방미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다.
이날 대책회의에는 외교부 박윤주 1차관과 김진안 2차관, 이재웅 대변인, 윤주석 영사안전국장, 홍지표 북미국장 등이 참석했고, 주미국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 관계자가 화상으로 참석했다.
한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홈페이지에 4일 새벽 HL-GA 배터리회사 압수색 당시의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헬리콥터와 군복차림의 무장인력 등이 등장하며, 쇠사슬과 플라스틱 타이로 손과 발을 묶어 이송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영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