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련희가 '피스 메이커'다. 즉시 송환하라"

김련희 송환추진위원회, "평화와 관계개선 첫걸음...김련희를 가족 품으로"(전문)

2025-08-27     이승현 기자
'김련희 송환추진위원회'는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평양시민 김련희를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 송환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5일 발족한 '김련희 송환추진위원회'는 통일부에 김련희씨 송환 요청서를 전달한데 이어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평양시민 김련희를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 송환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2011년 9월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첫 날부터 지금까지 고향인 평양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일관되게 밝혀 온 김련희씨의 요구를 받아들여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라는 것.

그동안 정부는 탈북민 조사를 위한 합동신문센터에서 나올 때부터 김씨가를 신원특이자로 분류해 여권을 발급하지 않았고, 2016년 서울 주재 베트남대사관을 통해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그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7년이 지난 2018년 여권을 발급했지만, 지금까지 8년간 출국금지조치를 취해 발을 묶어놓았다.

이들은 "조국으로의 송환의지를 한 번도 꺾은 적이 없는 김련희 씨를 국가보안법에 가둘 게 아니라 가족에게 즉시 돌려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재판중이니 어렵다'는 군색한 변명만 할 게 아니라, 공소를 취하하고 출국금지를 해제하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해결책 마련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씨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인도적 차원에서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남북화해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표시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피스메이커는 바로 김련희'라며, △공소 취하와 강제억류에 대한 사과 △출국금지 해제를 통해 평양시민 김련희를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했다.

"한미 정상은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첫걸음은 15년째 한국에 억류되어 있는 평양시민 김련희씨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일 것이다."-박승희 자주연합 사무처장

"남북관계 개선을 향한 시동을 걸고 있고, 북쪽에서도 김련희씨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세계 유수의 언론들도 그녀의 송환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취재하고 있다. 정부는 김련희씨가 하루 빨리 송환될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김혜순 '김련희송환추진위원회' 공동대표 겸 양심수후원회 회장

"미국과 종미·굴미 정치가들이 '워 메이커'(War Maker) 노릇을 할 때, 북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고, 남이 알고 있는 북은 없다고 하면서 혐북·혐남의 고리를 깨려고 노력한 '피스 메이커'(Peace Maker)는 바로 김연희씨였다. 시민들은 그녀에게 감사패라도 주어야 한다. 북을 도발하고 기획·납치까지 자행했던 정부는 그녀에게 사과해야 한다. 검찰은 즉각 공소를 취하해야 한다. 피스 메이커를 밖에서 찾지 말고, 구걸하지 말고 정부가 피스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훌륭한 피스 메이커 김연희를 고향으로 보내야 한다."-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회장

"한반도 평화와 주권에 대해 이재명 정권이 '페이스메이커'(Pacemaker) 역할을 하겠다면, 김련희 선생은 당연히, 마땅히 소환해야 한다. 극히 사소한 일일 수도 있지만, 정권의 입장에서는 그 어떠한 방해 공작을 뚫고서라도 해야만 할 일이고 쉽게 할 수 있는 조치 중의 하나이다. 본인 뿐만 아니라 그의 불행을 가슴 아파하고 이 땅의 주권과 평화를 원하는 모든 이들이 김련희 선생의 송환을 요구한다. 남북이 서로 불신을 걷어내고, 한편으로 전 민족이 힘을 합쳐 손을 잡고 이 땅의 자주권을 옹호하며 평화를 이룩하는 데 김련희 선생의 송환은 아주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김재하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김련희씨는 "15년이나 집에 안보내는 것도 부족해서 갖은 조사와 감옥, 다섯차례의 가택압수수색을 당했다. 이거 너무한 것 아니냐. 한 인간을 이렇게까지 짓밟은데 대해 미안해서 어쩌려고 그러냐. 어떻게 이러고도 남북교류를 하겠다고 하느냐. 부끄럽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제 더는 못 견디겠다. 이번 추석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 그렇게 되지 못하면 이 자리에서 죽는 날까지 철야농성을 시작하겠다. 똑똑히 들으라"고 말했다.

한편, 김련희 송환추진위원회에 참가하는 6.15시민합창단은 오는 31일 오후 5시 서울 충무로 하제의 숲 지하1층 '공간 하제'에서 김련희씨의 송환을 기원하는 음악회 '돌아가리라'를 준비하고 있다.(참가신청-https://m.site.naver.com/1O0hb)

기자회견문 (전문)

평양시민 김련희를 인도적인 차원에서 즉각 송환하라

26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함께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첫걸음은 14년간 남쪽에 억류되어 있는 북측 주민 김련희씨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김련희 씨는 한국에 입국한 첫날부터 자신이 속아서 입국하였음을 정부측에 알렸고, 자신의 송환을 일관되게 요구하였습니다. 2016년에는 급기야 베트남대사관을 통해 고향으로 돌아가려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인도적 견지에서 이를 처리하지 않고 그녀가 재판을 받는다는 이유로 여권을 받는 날로부터 8년간 출국금지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합동신문센터를 나올 때부터 신원특이자로 분류해 여권을 발급하지 않더니 이제는 여권을 주고도 출국을 금하고 있으니 이것은 명백한 인권 유린입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살아갑니다. 북에서 42년을 보낸 김련희 씨가 그곳에서 경험했던 이야기와 고향에서 보내온 딸의 편지(유튜브에 공개된)를 공유했다고 해서 국가보안법 고무,찬양 죄로 문제삼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부모자식이 서로 만나고 싶어하고 고향을 그리워한 행동이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이재명 정부는 조국으로의 송환의지를 한 번도 꺾은 적이 없는 김련희 씨를 국가보안법에 가둘 게 아니라 가족에게 즉시 돌려보내야 합니다. 재판중이니 어렵다는 궁색한 변명만 할 게 아니라, 공소를 취하하고 출국금지를 해제하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해결책 마련해줘야 합니다. 

그녀는 민족 분단과 냉전 이데올로기의 희생자이기도 합니다. 분단과 적대는 남북으로 나뉜 가족이 서로 만나지 못하게 강제하고 있습니다. 천륜보다 이데올로기가 우선하는 세상은 사람사는 세상이 아닐 것입니다. 새 정부는 분단과 적대행위를 극복하고 남북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련희 씨를 가족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남북화해의 첫 단추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국제인권협약 당사국입니다. 우리 헌법과 국제인권협약 누구라도 자국으로 돌아갈 권리와 가족들과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련희 씨가 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은 세계 유수 언론들이 보도해 세계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북도 여러 차례 송환을 요청했습니다. 굳이 김련희 씨를 남쪽에 붙잡아둘 이유가 없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7월 9일, 선박고장으로 표류하다 구조된 북 어부들의 귀환의사를 확인하고 동해상으로 4개월 만에 송환한 바 있습니다. 어부들이 30대,40대 가장임을 확인하며 인도주의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분들과 똑같이 김련희 씨 입국 직후 귀환 의사를 확인한 순간 곧바로 돌려보냈어야 했습니다. 

뒤늦었지만 이제 결단할 때입니다. 15년 동안의 생이별이 너무 깁니다. 50대의 아내, 혼기를 넘긴 딸의 어머니, 자식을 기다리다 눈이 멀어버린 노부모의 딸 김련희 씨도 송환 어부들과 똑같이 인도적인 측면에서 즉시 송환되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합니다. 

2025년 8월 27일
김련희 송환추진위원회

(6.15시민합창단, 대전 자주연합, 미주 양심수후원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사월혁명회, 자주민주통일민족위원회, 자주연합,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통일광장, 통일시대연구원, 평화어머니회, 평화의길, 한국진보연대, 향린교회 사회부, AOK)

가족에게 돌아가고픈 김련희 씨를 반인권, 반통일악법 국가보안법에 가두지 마라.

검찰은 김련희씨에 대한 공소를 취하하고 사과하라.

법무부는 김련희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해제하라
 
이재명 정부는 평양시민 김련희를 조국과 가족품으로 돌려보내라.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의 마중물 김련희를 송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