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메이커’는 트럼프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
대통령실, “이번 정상회담은 극적 반전 있는 화제작”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뜻밖에도 가장 뜨거운 이슈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정상회담 재개’였다.
50분 넘게 생중계된 ‘소인수회담 및 약식 질의응답’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유럽, 아시아 등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중재 노력을 언급하며 “평화를 만들어 가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로서의 역할이 정말로 눈에 띄는 것 같다”면서 “가급적이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 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그 평화를 만들어 주셔서 김정은과도 만나시고”라고 권했다.
아울러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서 거기서 저도 골프도 칠 수 있게 해 주시고, 그래서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정말 세계사적인 ‘평화의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꼭 해 주시시기를 기대한다”면서 “아마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저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아시다시피 제가 들어왔을 때 두 번의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매우 친절하고 존경스러웠다”면서 이 대통령과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라고 반겼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께서 미국 정치에서 잠깐 물러서 있는 그 사이에 사실은 북한의 미사일도 많이 개발됐고, 핵폭탄도 많이 늘어났고, 진척된 것 없이 한반도 상황은 정말로 많이 나빠졌죠”라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만약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얼마 전에 김여정이 미국과 저를 비난하는 발언을 할 때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이런 표현을 했다. 기다리고 있다는 뜻으로 보여졌다. 한반도에 평화의 새 길을 꼭 열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는 그렇게 할 것이다 (...) 그는 바이든과 만나고 싶어하지 않았다. 바이든을 존중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와 만날 것을 기대하며 함께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다른 한국 지도자들의 접근법은 적절하지 않았는데 “당신의 접근법이 훨씬 더 낫다”고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저의 관여로 남북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인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웃음을 끌어냈다.
2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규연 홍보수석은 “‘인간 트럼프’를 철저하게 분석해, 대비해 왔다”면서 “‘피스메이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듣기 좋아하는 표현”이고 “이를 남북미 협상의 돌파구로 던져, 이번 회담의 명언이 됐다”고 강조했다.
‘극적 반전’이란 회담 3시간 전에 ‘한국 내 숙청’ 등의 문구가 포함된 SNS 글을 올렸던 트럼프 대통령이 생중계된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그 글이 “오해였다고 확신한다”며 순순히 물러선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규연 수석은 “오늘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자평했다.
“영화로 보면 극적 반전이 있는, 잘 찍은 화제작이었다”면서 “국내 언론 뿐 아니라 다수 미국 외신에서도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 정상이 보여준 친밀함과 상호 배려하는 모습은, 이번 회담을 대표하는 장면이었다”고 짚었다.
25일 오후 워싱턴 DC에서 브리핑을 개최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회담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검토, 조언 많이 한 것은 사실인데 결국은 정상이 어떻게 소화해서 어떻게 대처하느냐로 귀결된다”면서 “대통령의 대응이 잘 되었다고 봐야겠죠”라고 밝혔다.
“제가 옆에서 관찰한 바로는 자연스러운 대응,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진솔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전체 분위기에 잘 맞았다고 본다”는 것이다.
위 실장은 아울러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도 양 정상의 의지가 확인되었다. 대화 재개 등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긴밀한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