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ICA, 우즈벡 청년 인재 양성...취업률 92%

[현지 취재]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과 타슈켄트 IT PARK

2025-08-24     외교부 공동취재단/김치관 기자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 “졸업생 취업율 91% 이상”

외교부 공동취재단은 13일 코이카가 지원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시 소재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을 찾았다. 한국말이 유창한 술타노프 만수르 훈련생이 실습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한국 사람들처럼 저도 그 일을 열심히 배우고 나서 다른 민족들, 다른 사람들에게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공부하고, 한국에 가서 계명대학교에서 졸업해서 거기서 또 교수님 되고 싶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고도(古都) 사마르칸트시 소재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에서 외교부 기자단이 지난 13일 만난 훈련생 술타노프 만수르(30세) 씨는 또렷한 한국말로 자신의 꿈을 소개했다.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이곳에서 1년 동안 직무교육과 한국어 교육을 이수하고, 향후 2년 간 한국 계명문화대학교 외국인 인력 양성과정에서 직무교육을 이수한 뒤 E-7 비자(전문직 취업비자)를 취득해 국내에 취업하는 이른바 ‘1+2 프로젝트’ 과정을 밟고 있다.

사마르칸트 훈련원은 KOICA가 2013-2017년 640만불을 지원해 2016년 개원했다.[사진 제공 - KOICA]
에르가셰프 이스모일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 원장. [사진 제공 - KOICA]

에르가셰프 이스모일(62)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 원장은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은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재단)의 무상원조로 2016년 시작됐다”며 “우리의 주 미션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실업자 대상 직업훈련을 시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마르칸트 훈련원은 KOICA가 2013-2017년 640만불을 지원해 2016년 개원했다.

그는 “개원 당시에는 4개 공과였는데, 추후에 코이카 지원으로 2개 공과가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전기·전자, IT, 용접, 기계·CNC, 컴퓨터응용디자인 6개 공과가 그것. 한국에서 파견된 3명의 단원이 직접 교수로 활약하고 있고, 한국 대학생 봉사자들도 이곳에서 IT분야 기술 전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카몰로프 만수르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 홍보팀장은 “지금까지 우리 직업 훈련원은 4천 명 이상 졸업생들이 졸업을 해서 지금 취업율이 91% 이상”이라며 “15명 이상 우리 졸업생들이 자기 창업을 해서 성공적으로 지금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KOICA 봉사단원이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자동차 공과 실습실에서 교육이 한창이다. [사진 제공 - KOICA]

특히 졸업생들 중에 150명 이상이 한국으로 유학을 가서, 현재 80명 이상이 공부하고 있고, 70명 이상이 한국 대학교를 졸업하고 산업체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금까지 200명 이상의 졸업생들이 한국어를 배워서 시험을 거쳐 E-9 비자(비전문직 취업비자)를 취득해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KOICA는 우즈베키스탄에 사마르칸트 외에도 타슈켄트(2012년), 샤흐리삽스(2018년), 페르가나(2021년)에 이어 현재 우르겐치에서 다섯 번째 직업훈련원(2025년 예정)을 건립 중이다. 이곳들에서 현재까지 1만 1천여 명 이상의 기술인재를 양성했고, 졸업생 전체 취업률 92%, 고용 기업 만족도 97%라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KOICA는 현지 최초 국가기술자격 검정시험 도입 등 제도적 지원을 통해 한국형 직업훈련 시스템을 우즈베키스탄 전역에 전파하고, 직업훈련 교사 양성센터 건립도 지원 중이다.

이스모일 원장은 “코이카가 지원하는 코이카 직업훈련원이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직업 훈련 분야를 전적으로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며 “한국 문화, 한국 언어도 활발히 가르쳐 주고 배우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한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장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이유로 △강제 이주해 온 고려인들의 근면성과 배려심 △10만 명 이상 한국 노동 경험자들의 호평 △유사한 문화 등을 꼽았다.

티무르제국 수도였던 사마르칸트는 문화유산이 풍부하다. 레기스탄 광장 전경.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7세기 중반)에는 조우관을 쓰고 환두대도를 찬 고구려(혹은 신라) 사신들로 추정되는 그림이 남아있다. 맨 우측 두 사람. [자료 사진 - 통일뉴스]

소련 스탈린 시기 고려인 강제이주 당시(1937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가 종착역이었고, 이곳에 뿌리내린 고려인들은 쌀 농사로 성과를 거두며 2중 사회주의노력영웅 김병화로 대표되는 저력을 보여줬고, 이는 우즈베키스탄에 강력한 인상과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고려인 커뮤니티는 17만명 규모이고 K-문화 콘텐츠 유행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

훈련원이 자리한 사마르칸트는 티무르제국(1336~1405)의 수도로 풍부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7세기 중반)에는 조우관을 쓰고 환두대도를 찬 고구려(혹은 신라) 사신들로 추정되는 그림이 남아있다. 고구려의 멸망으로 전쟁포로로 끌려온 고구려 유민들 중 고선지 장군은 ‘탈라스 전투’(751년) 등 당나라의 서역 원정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워 세기적 명장으로 우뚝서기도 했다. 고려인 근성의 역사적 뿌리가 만만치 않은 셈이다.

홀무라도프 벡무로드 훈련생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역시 ‘1+2 프로젝트’ 훈련생인 홀무라도프 벡무로드(18세) 씨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옛날부터 있었고 한국 언어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이 직업 훈련원을 선택하게 됐다”며, 한국에서 교육과정을 마치면 “00중공업에서 기계 분야와 관련된 업종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1기로 입학해 훈련원을 수석졸업한 마크무도프 만수르(36) 씨는 (사)WIP DOER를 창업했다. 사마르칸트 소재 (사)WIP DOER를 찾은 기자단에게 만수르 대표는 “IT 공과 공부하면서 굉장히 역량이 있는 교수들로부터 배웠고, 창업한 원인 중 하나가 거기서 배운 풍부한 지식이 도움이 됐다”며 “(훈련원 졸업생) 3명이 뭉쳐서 회사를 설립해서 2년 동안 셋이서 회사를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마크무도프 만수르 (사)WIP DOER 대표. [사진 제공 - KOICA]
(사)WIP DOER의 인쇄실. [사진 제공 - KOICA]

만수르 대표는 “우리 주요 활동은 인쇄 출판”이라며 “중국과 협력해서 70만 달러짜리 사업을 실행해서 우리가 구입한 기자재는 사마르칸트 도착해서 세관 통과 중이고, 우르쿠드(Urgut) 지역에서 정부로부터 1핵타르 부지를 할양받아서 대규모 인쇄소를 건립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회사의 연매출은 22억원 정도이고 본인의 연봉은 1.1억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직업훈련원 졸업생 4명 등 4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그는 “신공장을 개원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120명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저의 궁극적 목표는 많은 실업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제공하고 취업 많이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슈켄트 IT PARK, “앞으로도 계속 코이카와 협력했으면”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자리잡은 ‘IT PARK’. KOICA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54.45억원을 지원했다. [사진 제공 - KOICA]

15일 외교부 공동취재단이 방문한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자리잡은 ‘IT PARK’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국가 디지털 전략에 따라 ICT(정보통신기술) 연구개발, 창업보육 및 교육훈련을 하는 곳으로 현재 2,847개의 IT 기업이 등록돼 있으며, 코이카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54.45억원을 지원했다.

지원 분야는 △IT Park 운영 모델 수립, △운영 인력 및 입주기업의 역량 강화, △IT 네트워크 환경 구축 등이며, 현재까지 IT PARK 역량강화 교육 이수생은 총 636명, 기술교육 지원을 받은 입주기업도 30곳, 202명에 달한다.

딜도라 나스불라예바 IT PARK 국제관계부장이 IT PARK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딜도라 나스불라예바(32세) IT PARK 국제관계부장은 IT PARK는 우즈베키스탄에 수도 타슈켄트시와 12개 지방도시, 카라칼파크스탄자치구(공화국) 등 총 14개가 있고, 해외 사무소는 현재 6개라고 소개했다.

그는 코이카의 기여에 대해 “IT파크 운영진을 위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했다... 어떻게 하면 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지 많은 지원을 받았다. 역으로 한국 기업들도 우즈벡 시장 진출을 도와줬다”고 말하고 “코이카 사업은 2021년 시작해서 올해 끝난다. 앞으로도 계속 코이카와 같이 협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우즈베키스탄은 3,500만 명의 인구 중 64%가 30세 미만이며, 매년 약 50만 명의 청년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한국 정부는 기술인재 양성과 IT 산업 생태계 발전을 지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펼치고 있다.

나스불라예바 부장은 젊은 사람들이 IT에 관심이 많고 개발자들도 많다며, “한국 기업들이 고용하는 인재 풀도 30세 이하의 젊은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IT PARK 교육을 이수한 마무르 주라예브 노미디안 대표. [사진 제공 - KOICA]

기자단이 만난 마무르 주라예브(36세) 씨는 한국에 유학와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2021년 모 한국기업에 입사해 이 회사의 현지법인 노마디안(Nomadian)의 대표가 됐으며, 노마디안은 IT파크에 입주해 있다.

주라예브 대표는 “2024년에 코이카를 통해 여기서 진행한 기술교육, TOT(강사양성교육, Training of Trainers) 교육을 수행(이수)했다”며 “이 교육을 통해서 지금 현재 트렌드를 잘 배울 수 있고, 그 뿐만 아니라 한국 회사들하고 네트워킹도 구축할 수 있어서 이 교육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의 최종 목표는 한국에 있는 뛰어난 기술을 우즈벡에다가 적용하고, 우즈벡에서도 이런 기술을 활용해서 일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KOICA는 IT PARK 타슈켄트지부에 많은 기자재를 지원했다. [사진 제공 - KOICA]

코이카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소장 신명섭)는 1995년 6월 개소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고, 무상원조 규모는 약 2.28억불에 달하며, 최근 5년(2019-2023년) 기준 원조 규모는 일본, 프랑스에 이어 3위 수준이며, 무상원조만 따지면 미국에 이어 2위 공여국이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튀르키예에 이어 교역액 5위 국가로 자동차와 섬유 등 다양한 분야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1인당 GDP는 2,273 달러(2023년, IMF)로 한국 취업 희망자가 다수 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1992년 수교하고 1993년 대사관(현 대사 원도연)을 개설했으며, 북한은 1992년 수교했지만 2016년 대사관을 폐쇄하고 지금은 주중대사관이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