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광장’은 ‘자주의 광장’으로 승화돼야 한다”

자주연합, 8.15광복절 80주년 맞아 공식 출범

2025-08-15     이계환 기자
자주연합이 8.15광복절 80주년을 맞는 15일 공식 출범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빛의 광장’은 ‘자주의 광장’으로 승화돼야 한다.”

‘국가주권 국민주권 민족주권 실현 자주연합’(자주연합)이 8.15광복절 80주년을 맞는 15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2월 17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가 해산을 결정하고 새로운 운동조직 건설을 결의한지 1년 6개월, 그리고 그해 7월 18일 ‘새로운 전국적 반미반제자주 운동조직’ 건설을 위한 준비기구인 (가칭)자주연합 준비위원회를 발족한지 1년 1개월만이다.

이날 창립총회 및 출범식에는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며 자주연합의 첫 출발을 축하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자주연합은 이날 오후 2시 향린교회에서 창립총회 및 출범식을 진행했다.

자주연합은 출범식 출범선언문에서 “촛불혁명에 이은 '빛의혁명'은 내란·외환 정권을 끝내고 국민주권정부를 세운 위대한 민중항쟁이었다”면서, 이같이 내란을 종식시킨 ‘빛의 광장’이 ‘국가주권 국민주권 민족주권’을 실현할 ‘자주의 광장’으로 승화되길 기대했다.

자주연합은 현 상황을 “오늘 세계는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고 규정하고는 “세계 다극화 흐름을 활용해 주권과 평화를 실현하고, 사회 대개혁 과제를 완수하며, 민족의 염원인 자주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자주연합은 “역사는 말한다. 1987년 이후 민주화 과정은 ‘자주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면서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한국 경제 구조와 정책은 ‘자주 없이는 민생도, 불평등 해소도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남북 간 대화와 대결이 교차하는 가운데, 우리는 ‘자주 없이는 평화도, 교류·협력도, 통일도 없다’는 진실을 배웠다”고 이 땅의 주요 역사를 일별하고는 모든 초점을 ‘자주’에 맞췄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자주연합 주재석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앞서 진행된 창립총회에서 인선된 자주연합 주재석 상임대표는 출범식 인사말에서 “자주연합은 반미반제 민족자주운동을 중심에 두고, 각계각층의 진보세력과 단결하여 자주적인 사회 평등한 미래, 통일된 나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 상임대표는 “오늘 이 출범식을 출발점으로 삼아, 우리 사회 전역에 자주의 뿌리를 내리고 반미자주전선을 확장하여 나가자”면서 “그리고 우리가 염원하는 자주통일의 새 시대 자주민주정부의 수립, 국가보안법 폐지와 더 이상 외국군 주둔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굳건히 전진하자”고 호소했다.

이날 자주연합의 출범을 축하하는 축사와 축하영상들이 이어졌다.

축사를 하고 있는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축사에서 “미국과 우리가 왜 여전히 불가역적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까?”하고 묻고는 “이제는 헤어질 결심을 하고 미련 없이 이별을 선언해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되물었다.

이 상임대표의장은 “오늘 국가주권, 국민주권 민족주권을 위한 반미 반전의 대의를 실현함으로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을 자주화하기 위한 실천 조직으로 창립된 자주연합의 출범이 자주 평화 통일이라는 시대정신의 근본을 다시 일깨우고 동맹의 이름으로 민족의 운명을 옥죄는 미 제국의 무력적 주권 침해에 저항하며 평화와 주권과 역사 정의의 실현을 위해 자주의 시대를 여는 강렬한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축사를 하고 있는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상임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상임공동대표는 축사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의식하면서 “우리도 약간 미친 척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미치면 안 되죠. 약간 미친 척 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면서 “미칠 때 제대로 중심을 잡고 자주를 기본으로 주권을 기본으로 하면서 그래서 국가주권 국민주권 민족주권 실현을 위한 자주연합은 굉장히 그 출범이 소중하다”고 치하했다.

축사를 하고 있는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축사에서 “오늘 세계는 다극 체제로 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패권 유지를 위해 동아시아 민중을 갈라놓고 끊임없이 적을 만들며 외교, 군사 대립을 조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 질서를 거부해야 한다”고는 “정파, 지역, 세대, 이념을 넘어 밥과 일자리, 평화로운 삶을 원하는 모든 이들이 거리에서, 일터에서, 마을에서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이자”고 호소했다.

축사에 이은 각계각층의 축하영상에서는 김삼열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이용길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 이장희 불평등한 한미소파개정 국민연대 공동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하원오 전농 의장,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회 의장, 최영찬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의장이 새로 출범하는 자주연합에 덕담과 기대감으로 축하했다.

계속해서 이규재 전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 권영길 (사)평화철도 이사장,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윤정모 작가, 김련희 ‘평양시민’ 등이 나서 자주연합의 출범에 힘을 보탰다.

아홉 명의 어린이들로 구성된 ‘통일꽃을 피우는 몸짓 엇박자’의 축하공연.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청년자주선언 낭독.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박승희 신임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출범식은 아홉 명의 어린이들로 구성된 ‘통일꽃을 피우는 몸짓 엇박자’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중간에 세 명의 청년들이 올라 청년자주선언의 낭독을 거쳐, 폐회 직전 ‘자주의 광장으로’ 등의 축하노래를 부른 ‘휘파람’의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자주의 광장으로’ 등의 축하노래를 부른 ‘휘파람’.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포효하는 듯 열정적으로 축시를 낭송하는 양기창 노동자 시인.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자주연합 청년위원회는 ‘광복80년, 청년자주선언’을 통해 “전쟁인가? 평화인가! 예속인가? 자주인가! 제국과 함께 가라앉을 것인가? 아니면 족쇄를 부수고 해방될 것인가! 이 땅의 청년이라면 누구든 당장 대답해야만 할 것이다”고 묻고는 “주권 회복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시대의 요구가 되었다. 청년들이 앞장서서 자주평화 안아오자!”고 결기를 보였다

아울러 출범식 사이사이에는 양기창 노동자 시인의 포효하는 듯한 열정적인 축시 낭송, 국제정세와 한반도 정세가 담긴 주제영상 등이 깃들어 대회장 분위기를 북돋웠다.

창립총회에서 주재석 상임대표, 정성희 중앙집행위원장 등 인선

주재석 상임대표와 정성희 중앙집행위원장이 창립총회를 사회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한편, 이날 출범식에 앞서 진행된 창립총회에서는 임원 선출에서 주재석 상임대표, 최영찬 공동대표 그리고 정성희 중앙집행위원장, 박승희 사무처장 등을 인선했다.

자주연합은 규약(안)에서 목적과 위상으로 “국가주권, 국민주권, 민족주권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과 단체로 구성된 연합조직으로서 각계각층과 함께 주권 실현과 자주통일을 위한 전국적 연대체 건설에 기여한다”고 규정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친미·친일·파쇼 청산, 국가보안법·반민주악법 폐지, 차별 철폐 등 국민주권 실현, △내정간섭 저지, 한미동맹 폐기, 자주·균형·국익 중심의 외교주권 실현, △대북 적대 중단, 평화협정 체결, 자주통일 등 평화와 민족주권 실현 등 아홉 가지를 제시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사회를 본 정성희 신임 중앙집행위원장은 자주연합의 핵심인 자주운동과 관련 “8월달에만 하는 자주운동이 아니라 일주일 아니 매일 자주운동을 하자는 것”이라고 특별히 ‘일상적인 자주운동’을 주문, 강조했다.

이날 창립총회 및 출범식에는 축사 등을 한 발언자들 외에도 임방규, 권낙기, 김영옥, 천영세, 노수희, 강정구, 조순덕 등 통일·노동인권 관련 인사들과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며 자주연합의 첫 출발을 축하했다.

 

자주연합 출범선언문 

 

촛불혁명에 이은 '빛의혁명'은 내란·외환 정권을 끝내고 국민주권정부를 세운 위대한 민중항쟁이었다. 그러나 그 빛나는 승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우리는 다시 주권과 평화, 사회대개혁을 향한 새로운 전진의 길목에 서 있다.

지난 80년 동안 미·일 외세와 그 앞잡이인 친일·친미 극우 세력, 내란·외환 세력은 기득권을 위해 이 땅의 주권을 짓밟고 민생과 평화를 유린해 왔다. 세계 패권의 약화를 막으려는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한 내정간섭과 경제 압박, 전쟁 위협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이 땅이 우크라이나나 중동처럼 참혹한 전쟁과 살육을 겪지 않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남녘의 자주 평화 운동, 북녘의 강력한 전쟁 억제력, 해외 동포와 세계 평화 애호 민중의 연대와 실천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임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존중과 실천의 자세로 이룬 평화는 더욱 단단하다.

역사는 말한다. 1987년 이후 민주화 과정은 '자주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1997IMF 경제 위기 이후 한국 경제 구조와 정책은 '자주 없이는 민생도, 불평등 해소도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2000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남북 간 대화와 대결이 교차하는 가운데, 우리는 '자주 없이는 평화도, 교류·협력도, 통일도 없다'는 진실을 배웠다.

오늘 세계는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 제국주의는 이를 막기 위해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다. 그 결과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분쟁, 동맹국에 대한 경제 침탈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각국 민중이 자주의식을 되찾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다극 질서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한반도 주변 강대국 간 힘의 균형은 자주 외교와 국가 주권 실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지금이 바로 이 역사적 기회를 활용해 국가 주권, 국민 주권, 민족 주권을 실현할 때다. 주권자인 국민이 나서서 이 땅에 항구적 평화와 자주적 통일을 이루어야 할 결정적 시점이다.

한국 사회는 외세의 간섭과 지배 속에서 제국주의 독점 자본, 국내 재벌, 중소·영세 자본, 노동자·농민·빈민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고통 전가 구조의 비정상적 자본주의 사회다. 또한 세계 유일의 적대적 분단국가다. 이 민족과 민중의 원한이 서린 현실을 넘어서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자주다.

자주가 있어야 내란·외환의 뿌리를 뽑을 수 있다. 자주가 있어야 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다. 자주가 있어야 평화가 구호 아닌 현실이 되고, 민생도 생존을 넘어 인간다운 삶이 된다. 자주가 있어야 구조화된 불평등을 근본부터 흔들 수 있고, 기후 이상과 생태 파괴 앞에서 생명과 자연을 지킬 수 있다.

우리는 촛불혁명에 이은 빛의 혁명으로 증명된 주권자 국민의 힘을 다시 모아야 한다. ‘빛의 광장자주의 광장으로 승화돼야 한다. 세계 다극화 흐름을 활용해 주권과 평화를 실현하고, 사회 대개혁 과제를 완수하며, 민족의 염원인 자주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

이 땅의 자주를 지향하는 모든 세력이 하나로 뭉칠 때다. 정파, 지역, 세대, 종교, 이념을 넘어 자주화를 통해 밥과 일자리, 평화로운 삶을 이루려는 모든 이들이 함께 모이자. 각자의 처지와 조건에서 몸으로, 돈으로, 지혜로 함께하자. 뜻있는 모든 이들이 자주의 깃발 아래 주권자 국민의 단결된 힘으로 자주의 시대를 열어 가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아무리 무거운 과제라도 힘을 모으면 해낼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외세로부터 벗어난 자주화를 통해 국가 주권을 세우고, 진정한 민주화를 통해 국민 주권을 확립하며, 평화와 통일을 통해 민족 주권을 실현하고자 한다. 오늘 우리는 자주연합의 닻을 힘차게 올리며, 제 정당·단체·인사들과 함께 우리 민족과 민중의 밝은 미래를 앞당기는 주권 실현과 자주통일을 위한 전국적 연대체 건설에 헌신할 것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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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연합 출범식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