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

[하태한의 촛불 일지] 151차 촛불대행진(2025.8.2.)

2025-08-05     하태한 통신원
촛불행동은 2일 오후 6시30분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151차 촛불대행진을 개최하고 행진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2025년 8월 첫 주, 2일(토) 촛불행동의 151차 촛불대행진 후기 들어갑니다.

계속된 폭염에 시작 시간을 오후 6시30분으로 조정했다. 해가 넘어갈 시간으로 날씨에 맞춘 고육지책이었다. 너무 심한 무더위, 폭우 등 변화무쌍한 기후에 순응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참석 시민들은 환영이었다.

요즘 촛불대행진에 제일 힘든 것은 무더위가 아니었다. 정리집회 후에 혼자서 터벅터벅 돌아오는 시간이 어려웠다. 참석자들도 줄었고, 아는 지인이나 동지들도 없는 마무리는 아쉽고 외로웠다. 집회와 행진의 열기를 길게 이어가는 무용담과 애프터도 중요한 의식인데 혼자 참석이 길어지니 기다림을 넘어 기분을 다운시켰다.

역시 투쟁은 혼자가 아닌 동지들과 함께하는 행위예술이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지난 겨울 많은 이들과 함께 했던 촛불대행진 당시 모습.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근 두달 만에 하는 무용담소였다. 더불어 민생회복 지원금으로 결제를 해서 더 뜻깊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반복하다 보니 혼자 뭔 짓을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도 하고, 주위에서는 당신 점점 미쳐가고 있다거나 극우나 극좌는 통한다는 비아냥도 늘었다.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1948~, 경북 구미 출생)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라는 시를 읽어본다. 이러할 때 단비가 내린다고 했다. 간절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 필연이고 운명이었다.

오후 4시30분 광화문역 삼계탕집에서 구로동지들과 만남을 가졌다. 미리 보양식을 먹고 집회에 참가하기로 하였다. 삼계에 인삼주까지 반주로 곁들이니, 더위와는 다른 열기로 몸은 뜨거워졌다. 반주의 영향도 아니었다. 동지들과 함께 하는 진한 사랑은 가슴 깊은 곳에서 불타고 올라왔다. 지구의 핵에서 마그마, 암석, 지표를 뚫고 나온 용암처럼 높고 넒게 퍼지며 행복해 했다. 역시 투쟁은 혼자가 아닌 동지들과 함께하는 행위예술이다.

집회는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시작되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첫 연사로 이정권 고양파주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내란과 외환에 대한 특별재판소 설치를 주장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6시30분 본집회장인 광화문역으로 갔다. 이미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사회로 집회 전 ‘촛불국민 속으로’라는 컨셉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집회의 분위기를 높이고, 일반 참가자들의 소감, 결기, 홍보 등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요즘 전국민이 예능인이 된 것처럼 참가 시민들도 다양한 연출로 흥미와 열기를 올렸다.

속옷만 입고 특검 조사를 거부 윤석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이재명 정부, 끝없이 솟는 비리 양파 김건희 특검 이슈 속에서 집회는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시작되었다.

박미자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 운동 시민연대’ 대표가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연설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국가보안법의 직접 피해자로 농성중인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의 보고가 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마지막 공연으로 노동자 가수 박준이 오랜만에 노래를 불렀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첫 연사로 이정권 고양파주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나섰다. 위대한 촛불 국민에 대한 감사 인사를 시작으로 현재의 정국에 대한 기조 발언을 하였다.

이어서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지금의 재퍈소로는 내란과 특검에 대한 재판을 공정하게 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내란과 외환에 대한 특별재판소 설치를 주장했다.

세 번째로 박미자 ‘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 운동 시민연대’ 대표가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연설했다. 어린 나이에 국가보안법 7조인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로 구속되어 해직과 연금박탈을 당한 피해자로서 내란과 외환의 근거가 되는 국가보안법이 현존하는 한 민주와 통일은 언제든지 후퇴할 수 있다고 연설했다.

다음으로 국가보안법의 직접 피해자로 농성중인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의 보고가 있었다. 압수수색, 공안탄압을 통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여, 용산대통령실 앞에서 농성 소식을 전했다.

마지막 공연으로 노동자 가수 박준이 오랜만에 노래를 불렀다.

집회를 마치고 하이라이트 행진을 시작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모든 집회를 마치고 하이라이트 행진을 시작했다. 오늘은 광화문역, 미대사관, 광화문, 동십자각, 일본대사관 옆, 안국역 입구, 조계사, 종각, 광화문으로 돌아오는 경로였다. 미대사관 앞을 지날 때는 트럼프를 규탄했으며, 일본대사관을 지날 때는 신독립군가를 불렀다.

달아오른 아스팔트였지만 투쟁하는 시민들의 열기에 비할 수 없었다. 더 큰소리와 환호로 도로를 지나는 시민들의 반응에 답하였다. 행진을 마치고 정리집회는 가수 백자의 공연으로 마무리하였다.

행진을 마치고 정리집회는 가수 백자의 공연으로 마무리하였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다음주를 기약하며 인사하는 촛불행동 대표단.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조금 늦게 시작해서 평소보다 어두웠고 늦었으나 구로동지들은 애프터를 하기로 했다. 근 두달 만에 하는 무용담소였다. 더불어 민생회복 지원금으로 결제를 해서 더 뜻깊었다. 존재 자체가 소중한 동지들 영원히 함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