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사제·수도자들, “헌법재판소의 교만” 질타
30일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 3,462명이 ‘시국선언’을 통해 윤석열 일당이 저지른 ‘내란’을 진압하기는커녕 부화뇌동하는 고위공직자들과 헌법재판소를 질타했다.
헌법재판소가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한덕수를 복귀시키고 일부 판사와 검찰이 합작해 ‘내란 우두머리’를 석방하면서 “대한민국을 통째로 태우려던 불길은 군을 동원한 쿠데타를 넘어 사법 쿠데타로 번졌으며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특히 “헌법재판소의 교만”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억장이 무너지고 천불이 난다. 신속하고 단호한 심판을 기다렸던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사회적 불안과 혼란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면서 “화재를 진압해야할 소방관이 도리어 방화에 가담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여덟 명 재판관에게 묻겠다”면서 “군경을 동원해서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 장악하고 정치인과 법관들을 체포하려 했던 위헌·위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의 헌법 수호 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그를 어떻게 해야 국익에 부합하는지 식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다그쳤다.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는 성경 구절을 거론하면서 “한참 늦었으나 이제라도 당장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라. 헌법재판소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31일 오후 6시 헌재 근처 열린송현녹지광장 입구에서 “윤석열에 대한 헌재의 조속한 파면선고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개최한다.
지난 22일 [가톨릭평화방송](cpbc)에 따르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은 “지난해 말 고국에서 벌어진 계엄 선포라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하고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면서 헌법재판소에 조속한 선고를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