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꽤 괜찮은 여행을 다녀온 기분”

[하태한의 촛불 일지] 132차 촛불행진과 16차 범시민대행진(2025.3.22)

2025-03-25     하태한
3월 22일 촛불시민행동의 132차 촛불문화대행진이 어김없이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3월 22일 광화문 일대에서 긴급행동의 16차 범시민대행진이 많은 인파가 몰린 가운데 진행되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주말인 3월 22일, 4주차 윤석열 탄핵 촛불일기 시작합니다.

촛불시민행동의 132차 촛불문화대행진, 야5당 내란종식 헌정종식 시민대행진, ‘윤석열 즉각파면 사회대개혁 긴급행동’의 16차 범시민대행진이 이번 주도 변함없이 개최되었다. 이렇다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파면선고가 없었다는 것이다. 참석한 시민들의 숫자는 급격히 불어나고 있고, 파면하라는 메아리는 높고 길게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대의제, 직선제, 대통령실, 사법부, 행정부, 헌법재판소 등등은 선출이 되었든 임명이 되었든 고급의 시험을 통과해서 되었는지는 몰라도 민족과 국민의 편은 아닌 것 같다. 더 쉅게 표현하면 잘난 사람들은 국민이나 시민, 노동자, 농민의 이해를 대변하여 일은 하지 않는다.

촛불행동 집회의 질서정연한 모습.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인내하고, 선의를 믿고, 법과 질서를 따르고자 노력을 해보지만, 그들의 세계는 우리의 세계와는 다른 차원의 의식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참 너무하다는 생각을 지나 분노를 지나 어이없음을 넘어 공황상태로 빠졌다. 도대체 그들이 성장한 과정이나 교육은 나와는 다른 나라에서 와서 접합된 듯 보였다. 참 대단한 자들이다. 천벌을 내려야 한다.

우리도 풍요로운 재화에 즐길 줄도 알고, 소소하지만 일상의 행복도 찾고 싶은데, 결정장애를 가진 자들에게 결정을 해달라고 짐을 맡겨야 한다는 현실이 싫다. 결정을 잘 하라고 높은 자리도 주고, 권위도 부여하고, 믿고 맡겨보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 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육아도, 교육도, 공부도 다 이러한 일을 하기 위한 과정이었는데 이들은 몸속에서 독소들만 먹고 자라 괴물이 되었다. 그냥 괴물이 아니라 높은 직책을 가진 괴물들이니 그 피해는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을 스톱시키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분석을 한다면 사회 혼란은 기본이고, 체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개혁, 혁신, 개선을 통해서는 도저히 해결이 어려워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나뿐이기를 바랄 뿐이다.

오후 3시를 넘은 시간이 되자 인파는 안국역에서 시작해서 주무대가 있는 동십자각을 지나 광화문, 경복국역을 지나 서울경찰청 4거리까지 모여들었다. 이제는 주최도 별 의미가 없고, 위치도 상관이 없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외칠 뿐이다. 안국역 무대에서도, 동집자각 무대에서도 같은 구호, 같은 피켓의 파도가 밀어칠 뿐이었다.

오늘은 구로 깃발을 들고 처음으로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하였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행진해 온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과 찰칵!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촛불행동 자원봉사자와 미소샷!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양심수후원회 회원들과도 찰칵!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오늘은 처음으로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하였다. 집에서 같이 출발해서 마무리 애프터를 하고 돌아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한 것이다. 항상 참석해도 따로 움직였고, 대부분의 집회에서 아내는 자리를 잡고 집회에 집중했으나, 나는 구로시민센터나 고려대 친구들과 함께하거나, 취재를 위해 돌아다니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집회장에 함께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처음이었다.

노래, 구호, 피켓팅, 샤우팅을 함께 하는 모습이 생경하게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행진도 함께 했고, 애프터도 즐기고 퇴근도 같이 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으로 생경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 느끼는 좋은 느낌이었다.

비상행동이 주최한 16차 범시민대행진 본무대. 사진기자들이 무대 위에 올랐다. 제발 잘 보도 좀!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광화문 일대는 단식농성 중인 천막들을 비롯해 부스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깃발의 물결은 이제 집회의 일상 풍경.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늘 아내를 혼자 있게, 딸과 같이 있게 하고 내 할 일에만 집중을 해서 몰랐다. 이런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행동양식이 되었고, 이 행위에 다른 내용과 감성이 들어온 것이다. 이 행위와 함께 들어온 감성이 기쁨으로 바뀌어 내 마음에 자리잡고 기분도 좋아졌다.

왜 이것을 몰랐을까? 다른 부부들이 왜 함께 참석하는지를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이 감정을 글로 표현하기가 조금 어렵다. 예를 들어 여행을 다녀오면 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새로운 기분으로 일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힘들여 다녀온 여행이지만 일상에 힘이 된다는 말과 비슷하다. 아무튼 꽤 괜찮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다시하기는 어려울 같은 느낌은 무엇일까….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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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는 평소와 비슷한 형식이었다. 야5당은 매일 집회와 행진, 단식 등으로 지쳐보였다. 비상행동 집행부는 길어진 단식투쟁을 중단하고, 이제는 전국적인 범위로 확신하기로 하였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으로, 전농은 제2의 트랙터 상경투쟁으로, 정당은 더 높은 수위의 합법적인 투쟁을 하기로 했다. 비상상황으로 치달아 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결의를 다짐했다.

시민대행진이 시작되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긴 행진대오가 이어져 오가는 대열이 마주쳤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대 행진'.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구로시민센터 동지들과 양심수후원회 친구들은 함께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종로2가까지 전진했다. 아내는 행진하는 나의 모습이 신이 났고, 관종 같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크게 신나게 외쳤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 행진을 마치고 종로에서 동그랑땡과 막걸리로 애프터를 하였다. 다음주에는 파면이 되고 그만 만나기를 기대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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