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6개월 투쟁 소회와 주말집회 에피소드

[하태한의 촛불 일지] 132차 촛불행진과 15차 범시민대행진(2025.3.15)

2025-03-19     하태한 통신원
‘윤석열 즉각 퇴진과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주최한 ‘14차 범시민 대행진’이 최대 인파가 결집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야5당이 주최한 시민대행진이 비상행동 집회에 앞서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3월 3주차 촛불행동의 132차 촛불문화제, '내란종식 헌정수호 야5당 시민대행진', 비상행동의 '윤석열 즉각 파면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의 토요 후기 들어갑니다. 오늘은 지난 2년반 동안 참석한 소회와 집회 이모저모를 중심으로 써보겠습니다.

지난주가 마지막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후기를 작성하였으나, 예상을 뒤엎고 헌법재판소의 파면이 미뤄졌다. 분노의 분노, 허탈의 허탈, 한숨의 한숨, 격정의 격정에 아픔의 아품이 더 심해졌다. 그러나 모든 세력은 다시 한번 힘을 뭉치게 되었다. 정당과 시민사회 단체, 학생들의 단식투쟁, 조국혁신당 삼보일배, 민주당의 걷기대행진, 수 많은 성명서 발표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성과 감성의 투쟁을 넘어 극한의 투쟁으로 치달아 가고 있다.

서울 광화문 일대가 탄핵 인파로 뒤덮였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내란수괴 합동 '장례'식 퍼포먼스도 등장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지지하는 네이버 팬카페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최고지성의 헌법재판소는 들리는가? 수천만 민중들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함성과 고통의 소리를. 이를 외면하고 있을까? 아니면, 자신들도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일까? 이에 시민들의 대답은 광화문에 집결한 수십만의 분출로 보여주었다. 경복궁역 먼 출구부터 안국역까지 들어서고 그것도 좁아서 역사박물관 광장과 광화문대로까지 시민들로 꽉 들어찼다. 12월 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탄핵표결 이후 최대의 인파로 보여주었다.

이 절절한 마음은 하늘도 알 것이다. 조선시대 이후로 광화문 아래서 새 세상을 꿈꿔온 민중들의 마음은 지금의 내 마음과 시민들의 마음과 같았을 것이다. 빨리 주문을 듣고 싶다.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132회는 촛불행동의 개최 숫자이고 내가 참석한 숫자는 세보지 못하였다. 22년 10월 28일 이태원참사가 나고 다음주는 촛불집회가 없었다. 추모도, 수습도 못하는 어이없는 대응에 참을 수 없어, 그때부터 참석을 하였다. 이후로 토요일은 모두 반납하고 오직 집회 참석에 집중을 하였다.

2023년 8월 월악산 계곡에서 가족들과 휴가 중에 인증샷!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2023년 여름, 서울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못해 충주에서 인증샷!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지난해(2024년) 6월 지리산 벽소령 대피소에서 인증샷!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2번 지리산 등반이 있을 때나, 가족의 여름 후가로 1번 불참을 하였으나, 그날도 손피켓을 들고 지리산 위에서 구로시민센터 식구들과 월악산계곡에서는 가족들과 손피켓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수안보에서 일이 많아 한번 못 올라 오게 되었을 때는 마침 충주에서 진행하는 탄핵집회에 참석으로 대체하였다. 나머지는 모두 참석을 하였다.

친구들의 토요일 모임 때는 조금 일찍 나와 행진은 포기하더라도 꼭 참석했다. 친척이나 가족들의 행사는 모두 토요일을 빼고 진행하였으며, 정 어려울 때는 불참하고 축의금과 조의금으로 대체하였다. 내가 생각해도 지독해 보인다.

이렇게 되니 집착으로 느껴지고, ‘이래도 되나’하는 철학적 갈등도 겪었다. 일부러 한번 빼서 집착을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집착보다는 습관이 더 무섭다고 자연스럽게 충주에서 운전을 하고 지하철에 오른다. 힘들지만 행복한 세월이기도 했다. 역사만들기는 참으로 어렵다는 현실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구로촛불 깃발과 자주독립 깃발.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구로시민센터 회원들도 이날 최대 참여를 기록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구로시민생협 회원과 가족들도 자리를 지켰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매주 참석을 하다 보니 장비도 많이 늘었다. 구로촛불 깃발도 생기고, 나팔도 생기고, 독립깃발도 생기고, 방석, 핫팩, 물통에 가방 크기는 점점 커지고 무거워졌다. 여기에 참석하라고 독려가 아닌 압박도 많이 하였다. 주변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제는 다 내려놓으니, 자연스럽게 그들도 여건이 되면서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주 구로시민센터는 24명이 참석하여 최대의 인원을 기록했다. 우리 가족 3명을 추가하니 27명이 정확하다. 억지로 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내 마음도 한 단계 성숙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도 아직 파면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으니 긴장을 풀지 말자 다시 한 번 맹세했다.

비상행동 공동의장들의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단식 농성중인 비상행동 공동의장들이 무대에 올랐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민중생존권 요구도 터져나오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싸움을 진행해 온 박경석 전장연 대표 모습.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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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회장으로 가보자. 종각역에서 들어가는 집회장길은 이미 분위기가 지난주와는 달랐다. 소위 총집결을 쉽게 확인했다. 지난주와 같이 현혜정 선생과 함께 출발했고 조계사 앞에서 풀빵을 오늘은 두 배로 샀다. 집회와 행진이 오래 진행될 것을 대비했다.벌써 집회장은 만원이다. 각종 깃발과 손푯말들, 추위에 대비한 모습들, 대형화면과 스피커는 안국역에서 경복궁역까지 넓고 길게 펼쳐져 있었다. 가히 장관이었다. 지난주에 결정이 될 줄 기대를 하였으나 미뤄지고,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자 오늘은 모두가 나가야 한다는 의지가 표출되었다.인산인해가 되면서 구호소리 노래소리도 하늘을 찌른다. 촛불문화제와 야5당 시민대행진을 마치고 광화문으로 이동을 하였으나 이미 광화문광장은 인파로 가득했고, 대열은 역사박물관 앞으로 행진해서 자리를 잡았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동십자각 무대를 뒤로한 안국역까지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안국역 집회 때 사용한 화면과 앰프를 연결해서 송출하였다고 했다. 인파 확인을 위해 경복궁역으로 가보니 이미 4번출구를 넘어선 인파로 안전선을 뒤로 이동해 달라는 사회자의 요구가 계속되었다. 결국 다음 4거리까지 안전펜스를 밀어냈다고 한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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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회장님과도 인증샷.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구로시민센터 동지들을 챙기러 집결장소로 가니, 생협 동지들이 오랜만에 보였다. 시간이 갈 수록 늘어서 결국 기록을 경신하였다. 딸과 아내는 집회장에 자리를 잡았고, 시민센터 동지들은 따로 자리를 잡아서 집회를 즐겼다.

1시간 일찍 시작한 집회가 길어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지칠 때 쯤 행진이 시작되었다. 본무대를 지나는 데도 30분은 소요된 것 같았다. 조계사에 이르니 반대차선으로, 행진 선도차를 앞세우고 다시 행진대오가 올라왔다. 종로 2가를 돌아 광화문 방향으로 전진한 다음, 다시돌아 집회장 방향으로 왔다고 한다. 우리는 이제 시작인데 선도는 돌아서 다시 돌아오다니 오늘 얼마나 많은 인파가 참석을 했는지 실감이 나지 않은 정도였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행진을 마치고 동지들과 뒤풀이는 필수 코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무려 두 테이블을 차지...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구로동지들은 종각에서 멈추고, 시위대를 따를 것인가를 고민하다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시간도 많이 늦어지고 배도 고프고 해서 행진을 정리하고 식당으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많으니 기쁨도 두 배로, 투쟁력도 두 배로, 무용담도 두 배로 늘었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인증을 하고 행복한 표정들이다. 이런 날만 계속되어라. 그렇다면 탄핵도 금방, 파면도 금방, 새 세상도 금방 도착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주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를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