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 매일 갱신되는 '거짓말' 퍼레이드
최강 한파속 10만 시민 윤석열 즉각퇴진 10차 범시민대행진
입춘이 지나 새해 최강 한파가 들이닥친 8일 오후에도 윤석열 즉각 퇴진과 사회대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은 뜨거웠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0차 범시민대행진'이 8일 오후 5시 광화문 경복궁역 인근에서 10만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윤석열도 피켓 쓰레기도 없는 세상'(No윤 No쓰)을 표방한 이날 집회에선 '호수에 잠긴 달' 운운하며 "실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 2월 4일 대통령 윤석열의 헌법재판소 출석 발언이 '윤석열의 거짓말 리스트'에 추가되어 오르내렸다.
비상행동 공동의장인 전국비상시국회의 이용길 상임공동대표는 "헌법을 위반하고 국민을 배신하는 내란범죄를 다시는 도모하지 못하도록 엄중한 역사의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사면없는 무기징역, 즉 '절대적 종신형'에 처해야 한다"고 제안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강릉과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선장으로 일하다 체불임금 지급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선택해 민주연합노조 해운지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박성모씨가 씨스포빌 박정학 대표를 규탄하고 원직 복직투쟁에 대한 시민들의 응원을 요청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시민 권영은씨는 최근 국민의힘에서 발의한 반도체특별법의 핵심조항인 '1주 최대 52시간' 근로 규정 해제에 대해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앗아가는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면서 세금 해택 등 특혜는 기업에 몰아주는, 특히 다른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악법"이라며 법 제정을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마트 노동자 김미정씨는 최근 극우세력들이 좌표를 찍어 매장에 찾아와서는 '윤석열 탄핵'버튼을 부착하고 근무하는 민주노총 마트노조 조합원을 협박·위협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시민들의 공동 대처를 요청했다.
빠른 수사와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시민청원에 동참해 줄 것, 그리고 보다 많은 시민들이 마트에서 장을 볼때 '윤석열 탄핵 버튼'을 달고 나와달라는 것.
일본에서 온 히시야마 나오코씨는 힘있는 목소리로 묵직한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2월 3일 이후 여러분의 투쟁은 대단했다. 주저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마치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리허설을 해 본 것처럼 보였다. 그동안 길고 힘든 투쟁을 거듭해 왔기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의 투쟁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
이어 "여러분들의 싸움은 군사정부의 부활을 저지시키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민주주의의 파괴와 후퇴에 강력한 일격을 가했다"고 치하하고는 지난 5일 일본의 140여 시민사회단체가 동참해 일본 국회의원회관에서 '우리는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화투쟁에 연대합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소식도 알렸다.
나오코씨는 "일본과 한국은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친구"라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여러분들과 함께 손잡고 미래를 향한 빛을 그리며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실현해 나가고 싶다"는 다짐을 밝혔다.
10차 범시민대행진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여한 시민합창단과 율동단이 무대에 올라 '세상에 지지말아요', '헌법 제1조'를 부르며 열기를 북돋았고, 가수 손병휘, 제주소년, 밴드 9와 숫자들 그리고 10여명의 민중가수연합팀이 무대에 올라 참가자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장관을 연출했다.
이날도 광화문을 출발한 행진대열은 연도의 시민들과 함께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종로, 을지로를 거쳐 한국은행 사거리까지 빛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