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미국대사대리 부임...공백 최소화
11일 부임 “한국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더 강해졌다”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11일 한국에 부임했다.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지난 7일 귀임해 차기 대사 부임시까지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주한미국대사관은 11일 사회관계망(SNS) X를 통해 “한국에 다시 돌아온 조셉 윤 대사대리를 환영한다”면서 “한미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한반도와 그 너머의 번영, 평화 및 안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알렸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죠셉 윤 ‘임시대리대사(chargé d’affaires)‘로 파견한다며 “과거 태평양도서국 협약 대통령 특사,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말레이시아 대사를 지냈다”고 소개하고 “한국에서 상호 이익과 공통의 가치, 한미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우리의 약속을 발전시키기 위해 대사관, 한국 정부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대리대사가 전격 부임한 배경에는 트럼프 측의 양해가 있었다는 전언들이 나오고 있다. 통상 대사관 차석인 부대사가 업무를 대리하는 관례에 따르지 않고 급박한 한국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미상원 인준 절차나 아그레망(주재국의 임명 동의) 절차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은 대리대사를 서둘러 파견한 것으로 관측된다.
죠셉 윤 대리대사는 11일 공항에 도착, 일성으로 “대사대리로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기쁘다”며 “한국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더 강해졌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TV조선>은 12일 관계자를 인용 “조셉 윤 주한미대사 대리는 12일 각계 인사들과 주한미대사관저에서 만찬을 갖는다”며 “윤 대사 대리가 급하게 한국으로 파견된 만큼 빨리 한국의 '탄핵 정국'에 관해 물어 볼 사람들과 만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한국계인 윤 대리대사는 1963년 세계보건기구(WHO)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2학년때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런던정경대학을 졸업한 뒤 1985년 미 국무부에 들어가 외교관 생활에 첫 발을 내디뎠다. 1998년부터 4년간 한국에서 근무한 데 이어 2006~2009년 주한 미 대사관 정무담당 공사로 근무하며 공석인 부대사직을 대리한 적도 있다.
이후 국무부 고위관리로 동아태담당 차관보, 말레이시아대사, 한국일본담당 부차관보를 거쳤고, 2016년 10월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맡아 트럼프 정부 초기인 2018년 3월까지 임무를 수행했다.
국내 한 전문가는 “한국을 잘 알고 우리말을 완벽하게 구사한다”며 “미국 관리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대북 문제에 보수적 시각을 갖고 있지만 몇 개월 대리하는 것이라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7일 귀국한 골드버그 전임 대사는 지난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일 “나는 이의를 제기했고, 반대를 표명했다”며 “계엄이 한국의 명성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대통령실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고함‘을 질렀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트럼프 리스크‘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펼칠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양국 기본 관계의 바탕은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대북정책에 대해 “비핵화 목표는 유지되겠지만 달성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태도 변화 때문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