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승리 후기] “우리 국민은 정말로 위대하다!!”

[하태한의 촛불 일지] 119차 촛불행동(2024.12.14)

2024-12-17     하태한 통신원
촛불행동이 주최한 119차 전국촛불집중행동이 12월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옆 대로에서 열렸다. 이어 윤석열탄핵비상행동의 본집회가 국회앞에서 3시부터 진행되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12월 14일 오후 2시 119차 촛불행동은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전국촛불집중행동으로 진행했다. 촛불행동은 서울 여의도 KBS옆 대로에서 2시부터 시작하였다.

탄핵의 본집회인 윤석열탄핵비상행동의 집회는 국회앞에서 15시에 시작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인파는 집회의 구별이 불가능했고, 나중에는 함께 생중계하고 연동해서 진행되었다.

구름 같은 인파가 온 하늘을 뒤덮듯이 여의도를 뒤덮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인파가 집결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소리쳤다. 지난 7일의 좌절을 넘어서기 위해서 모여든 시민들은 기대와 긴장을 머금은 얼굴로 국회를 향하여 걷고 걸어 모이고 또 모였다.

신길역도 여의도로 들어가려는 인파로 꽉 들어찼다. 열차에서 개찰구까지 인산인해로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빠져 나왔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여의도로 들어가는 구름다리도 이미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천천히 천천히 웃음기는 넘치고 모두가 행복한 표정들이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마침내 국회의 탄핵표결은 가결되고, 환희와 승리의 눈물과 기쁨, 웃음, 행복으로 넘쳤다. 모든 사람들이 벅찼을 것이지만, 2년반 동안 119차를 집회를 개최한 촛불행동이야 말로.... 어떤 말로 표현을 못하겠다.

14일은 내가 속한 동네밴드에 공연(가칭 구로락페스티벌 합동공연)이 잡혀있었다. 여름에 잡아논 공연이기에, 더욱이 구로문화재단, 구로구청 산하기관에서 잡아논 일정이라 포기나 취소가 어렵다. 우연히도 제일 중요한 날로 겹쳐버린 것이다. 더욱이 시작 시간이 2시였다.

지난주 마지막 연습에서도 참석과 뒤풀이 문제로 갑을논박을 하였다. 밴드 모두가 마음은 다른데 있는데 몸은 여기에 있으니 집중이 되지 않는다. 다행히 첫 연주가 동네밴드라 다행이다. 다른 밴드에게는 미안했지만 공연을 마치고, 기타와 베이스는 여의도로 출발했고 뒷 마무리는 남은 구성원에게 부탁했다. 대신 뒤풀이에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여의도는 이미 참가자들로 빼곡했다. 본무대는 500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스크린도 너무 멀어서 일찍 포기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여의도는 이미 참가자들로 빼곡했다. 본무대는 500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스크린도 너무 멀어서 일찍 포기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신도림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신길역에 내려 걸어서 접근하기로 했다. 이미 시간은 2시 30분을 지나고 있으니 교통체증으로 여의도로 들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웬걸 신길역도 여의도로 들어가려는 인파로 꽉 들어찼다. 열차에서 개찰구까지 인산인해로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빠져 나왔다. 신길역에서 나오는데만 5분이상 소요했다.

여의도로 들어가는 구름다리도 이미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천천히 천천히 웃음기는 넘치고 모두가 행복한 표정들이었다. 누구도 불평이 없고 기다리고 배려하고, 도움을 주고 느리게 느리게 진행했다. 진정한 공동체란 이런 것이리라.

여의도는 이미 참가자들로 빼곡했다. 본무대는 500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스크린도 너무 멀어서 일찍 포기했다. 3시가 지나가고 본무대인 국회의사당의 앰프와 스크린이 연동되어 있었으나, 그림은 포기하고 작은 소리와 구호소리만 어지럽게 들릴 뿐이다.

3시가 지나가고 본무대인 국회의사당의 앰프와 스크린이 연동되어 있었으나, 그림은 포기하고 작은 소리와 구호소리만 어지럽게 들릴 뿐이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국회에서 투표가 개시되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탄핵구호 소리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여의도공원에 머물러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여기도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그림은 보였다 말았다하고 핸드폰은 열렸다가 끊어지기를 반복했다. 구호인지 노래인지, 연설소리는 내용은 없고 웅웅 울릴 뿐이었다.

그래도 옆도로와 공원, 숲속에서는 나름대로 집회를 열거나, 춤과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쳤다. 작은 군소 집회나 모임이 되었다. 국회에서 투표가 개시되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탄핵구호 소리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잠시후 개표가 되었고 긴장되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가결되었다는 의사봉을 두드렸고, 동시에 만세 소리 울려퍼진다. 우는 건지 웃는 건지, 구별이 어려운 표정들로 만세, 탄핵, 이겼다 소리를 지르고 모두 박차고 일어나 뛰고 또 뛰었다. 위대한 국민이 또 이겼다. 한 인간에게 이런 환희,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몇 번이나 있을까?

무려 119차 촛불행동이 마침내 윤석열 탄핵소추안 의결로 귀결됐다. 그동안 함께 한 많은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탄핵 집회장의 상징이 된 응원봉.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하여 네 번이나 가로질러 가기를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딸들은 가로질러 잘도 만났다고 하는데 나는 어렵다. 촘촘히 앉아 있고 길에도 빽빽한데 이들은 어떻게 잘 빠지고 헤쳐내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딸에게 물어보니 20대, 30대는 아이돌 공연을 보러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다고 한다. 공연장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면 뻣대기를 통해서 움직이지 않고 화장실을 가지 않기 위해 물도 마시면 안된다고 했다. 이것도 특화된 문화이다.

이것을 집회장에도 적용을 하고 있으니 이번 탄핵 집회장은 응원봉 뿐아니라 앞자리는 빡빡하고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아저씨부대는 옆이나 뒤쪽으로 밀려나서 참석하는 모양새가 당연한 것을 나는 우리가 밀렸다고 오해를 했다. 나중에는 미리 가족들을 챙겨야겠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아내와 딸들은 동지는 챙겨도 가족은 팽겨친다는 원망을 듣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

기발한 깃발과 구호들이 난무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진보당 어묵 포차. 진보당은 촛불집회에 가장 열심히 앞장선 정당이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어두워지고 사람들이 빠지기 시작하니 앞쪽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노래도 춤도 추고, 구호도 외치는 소리를 가까이서 듣게 되었다. 기쁨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남아 있는 사람들과 2차 승리집회를 진행하는 마이크 소리를 따라 본무대 쪽으로 접근했다.

이제야 가끔 아는 사람들도 보이고 악수하고 포옹하고 인사도 하고, 수고했다는 말도 하였다. 이래서 지인, 가족들이 함께 참석하려고 하는 이유를 알고, 느끼게 되었다.

정리집회를 시작하였고, 국회에서 탄해안을 투표한 국회의원을 대표하여 승리의 축하 인사 연설을 위하여 이재연 진보당, 용혜인 기본소득당, 한창민 사회민주당, 김선민 조국혁신당, 천아람 개혁신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연단에 올랐다.

결전의 시간, 국회의사당에선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의결되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선포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이재명 대표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이제 작은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라고 당부를 하였다. 파면처분 때까지 함께 싸우자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촛불 때를 말하고 사과의 말씀을 하고, 앞으로 주인을 섬기는 정치를 다짐하며 함께 하자고 했다.

휘엉청 떠오른 밝은 달을 보면서 집회장과 국회의사당을 뒤로 하고, 지하철을 타고 구로에 와서 공연뒤풀이를 하고 있는 식당에 도착했다. 탄핵을 외치며 맞이하는 밴드지인들, 옆자리의 손님들과 탄핵의 기쁨을 소주잔에 따라서 건배를 하고 만세를 불렀다. 모두 축하를 하고 수고했고, 고생했다고 승리의 축배를 들며 깊은 밤을 즐겼다.

동네밴드와 즐거운 뒷풀이.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예정된 동네밴드 공연을 마치고 집회장으로 향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집으로 돌아와서 승리의 축배를 가족들과 함께하면서 늦은 오늘을 보내기 싫었지만 밤은 깊어지고 시간은 다른 날을 가리킨다. 누웠지만 잠을 이루지 못하고 꿈인지, 깬 것인지 비몽속에 있었다.

2시 30분 전화벨이 울리고, 청주의 문의에서 올라온 친구가 재워달라고 한다. 대학교때 탈춤동아리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고 청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잘 데가 없으니 전화를 한 것이다. 오라고 하고 잠자리를 깔아주고 기다리니 취해서 도착했다. 더 떠들고 싶었으나 다른 식구들이 자고 있어 재우고 나도 이제 잠이 들고 오늘을 마친다.

마지막으로 일등공신은 오늘까지 119차 촛불을 밝힌 촛불행동 동지들이다. 2년반 동안 추위와 더위, 폭우에도 멈추지 않았던 전국의 수많은 시민들과 집회를 끝까지 전개한 동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두 번째로 배운자, 인텔리들, 사회적 성공을 한 자들은 국민들이 바르게 만들어 논 민주주의와 역사를 왜곡으로 이끌어가고 비틀어서 어렵게 만든다. 교육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 있다. 공부를 하면 할 수록 국민과 민족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고통을 주고 있으니 한탄스럽다. 민중들은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많은 역량을 모으고, 바로잡으려 고혈을 토해야 했다. 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꼭 기억하기를 바란다.

세 번째로 역사의 한 페이지는 수 많은 사연, 글, 그림, 낙서, 점 등등으로 새겨져 있다. 한 면에 수천수만 가지 표현으로 쓸 수도 기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흰’ 면에다 “우리 국민은 정말로 위대하다!!”라고 만 쓰고 싶다. 오늘 여의도에 떠 있던 둥근달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