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 “미국 신행정부 출범 대비 차질없이 추진”

기자간담회서 “중국과도 긴밀한 소통 유지할 것”

2024-12-15     김치관 기자

“한미,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위협 및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태세를 확립하겠습니다.”

14일 오후 반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된 가운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외교정책 기조를 밝혔다.

조태열 장관은 “이 기회를 빌어 국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하고 “권한대행께서는 임무 개시 직후 외교부에 대해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고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일본과 중국 등 주요국과의 긴밀한 소통채널을 유지할 것과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 간 교류·교역에도 전혀 지장이 없을 것임을 재외공관을 통해 적극 알릴 것을 당부하셨다”고 밝혔다.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사의 표명한 바 있고 당시 총리께 일임한다 했다”며 “지금도 자리 물러나는데 조금이라도 주저함이 없는 생각이다. 다만 해야 될 책무가 있기 때문에 사임문제조차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처했다”고 답했다.

외교 공백을 묻는 질문에는 “오늘 아침 권한대행과 바이든 통화로 불식됐다 생각한다”며 “가급적 상당히 빠른 시일내 정상화되리라 생각하고 있고, 한일 관계와 APEC 등 기존 일정들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주요7개국(G7)플러스 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국제사회의 신뢰와 기대가 손상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회복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했다.

조 장관은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 외교부는 기존 정책 기조 유지하는 가운데 대외관계 안정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대외 신인도 유지하고 국민 피해와 불안 최소화하려는 최우선적 노력 하고 있다”며 여섯 가지 주안점을 제시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5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12월 6일 오전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 모습. [자료 사진 - 통일뉴스]

첫 번째로 “무엇보다도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일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미국 신행정부 출범에 대비한 준비 작업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나가고자 한다”는 점과 “경제안보 관련 현안에 적극 대처하는 한편, 미국발 불확실성 요인에도 실효적으로 대비해 나가겠다”는 점 등을 내세웠다.

고위당국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측과의 의사소통에 대해 “이번 사태로 트럼프 측과 네트워크가 가동되는 데 지난 열흘 동안 지장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주미대사를 중심으로 필요한 소통을 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계엄 공식발표 전에 미국이 계엄 상황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소통이 있었다는 걸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3일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조태열 장관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 조 장관은 국회에서 야당의 질문공세를 받기도 했다.

고위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한 우리 기본 입장은 변화 없다”고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상황변화에 맞춰”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즉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기회있을 때마다 밝혀왔다.

앞서, 외교부는 전날(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회에서 가결된 직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접견했고,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정병원 차관보는 팡쿤 주한중국대사대리를 면담하고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임을 설명했다.

또한 외교부는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 조 장관 주재하에 간부회의를 개최, 전 재외공관에 관련 상황을 알리고 “비상한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주재국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지시했으며, 전 주한공관에 외교공한을 발송, “권한대행 하에서도 외교 일정을 계획대로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