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시민이 두 아이 손잡고 지역 촛불행동 대표로

[하태한의 촛불 일지] 117차 촛불행동(2024.11.30)

2024-12-03     하태한 통신원
11월 30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 7번 출구 방향에서 117차 촛불대행진이 어김없이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이 일고 비도 내리고 진눈깨비도 섞여 내리고 있으나, 탄핵의 함성소리는 더욱 드높았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샛노랑 은행잎이 거리를 날리는 가을의 마지막 날인 11월 30일 토요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 7번 출구 방향에서 117차 촛불대행진이 어김없이 열렸다.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이 일고 비도 내리고 진눈깨비도 섞여 내리고 있으나, 탄핵의 함성소리는 더욱 드높았다.

자연의 섭리를 따라서 찐노랑을 지나 잎을 떨구는 은행나무는 거리에서 말없이 순리를 따라가고 있는데,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 능력도 모자란 자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재앙이라. 거기서 끝이 아니라 수많은 국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만화 캐릭터 부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해병대 예비역 연대 등도 촛불집회의 단골 손님이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조선일보 폐간 구호는 촛불집회에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첫 연설로 본대회를 시작했다. 오늘 눈에 띄는 연사(필자의 주관적 관점)는 인천연수구 촛불행동 이은지 대표이다. 이 대표는 두 아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자신이 올라오게 된 과정과 경험을 이야기했다.

나는 이 분을 1년전부터 집회장에서 봤다. 항상 작은 확성기를 들고, 아들과 함께, 집에서 만든 홍보물을 들고 행진을 할때 구호를 따라외치고, 선창하는 모습이 선했다. 이런 분이 드디어 지역의 대표가 되어서 연설을 하게 된 것이다. 선도차량에 올라 구호와 연설을 하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대학교수 시국선언의 첫 문을 연 가천대 남명진 교수가 무대에 섰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인천연수구 촛불행동 이은지 대표는 두 아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자신이 올라오게 된 과정과 경험을 이야기했다.평범한 시민이었던 이은지 대표는 선도차량에 올라 연설하고 구호를 외쳤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이 대표는 연수구에서 유권자대회 첫 집회신고 때 50명 정도 참석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500여 명이 참석하였고, 두 번째 유권자대회 때는 300명 정도 참석하였다고 말했다. 지역 민심이 들불처럼 불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주장했다.

연설 후 사회자 김지선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이은지 대표가 평범한 시민이었으며, 윤건희 정권의 실정 때마다 피켓, 확성기, 홍보물을 만들어 외치다가 지금은 2백, 3백명을 리드하는 시민이라고 소개했다. 파란풍선을 들고 있는 두 아들의 손을 잡고 활동하는 이 대표의 모습을 집회장에서 항상 볼 수 있다.

대학교수 시국선언의 첫 문을 연 가천대 남명진 교수의 연설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종교평화연대 및 윤석열퇴진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인 방영진 목사의 ‘청산에 살어리랏다’, ‘고래사냥’ 공연이 이어졌다.

광화문집회 참석을 위하여 간결하게 마무리하고 행진을 시작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가 현장에서 중계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5시 광화문집회 참석을 위하여 간결하게 마무리하고 행진을 시작했다. 시청옆을 지나 광화문역, 외교부 뒤, 정부서울청사 후문으로 행진했다. 선도차량 3대를 세우고 약 7천여 명이 행진을 하는 광경도 장관이다. 특히 ‘윤석열탄핵, 김건희특검’이 새겨진 파란 헬륨풍선의 물결이 장관을 이루었다.

광화문역 근처의 반대집회의 규모가 지난, 지지난 주에 비하여 거의 100분의 1로 줄어서 반대집회장 옆으로 행진이 가능했다고 사회자가 알려주었다. 외교부에서 정리공연을 하고 곧바로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광화문을 향해.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이날 촛불집회에는 파란 풍선이 바다를 이루었다. 외교부에서 정리공연을 하고 곧바로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도착하니 더불어민주당의 ‘국정농단 규탄, 김건희특검 수용 제5차 국민행동의날’ 집회를 하고 있었다. 연설은 김민석 최고위원이 하였다. ‘나 감옥가나요?’ 물었던 김건희를 향하여 “감옥갑니다”를 주장했다.

곧바로 ‘윤석열을 거부한다 3차 시민행진’ 대회가 열렸다. 조금씩 내리던 빗줄기가 조금더 내렸으나 집회의 규모나 열기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앞쪽 연단에 의원들과 내빈들이 자리잡은 장소는 인파로 접근이 어려웠다. 무대와 메인화면을 앞으로 5개의 화면이 설치되었고, 행진을 위한 선도차는 큰 트럭이 6대나 준비되어 있었다.

경복궁역 방향에서 바라본 광화문 전경.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더불어민주당의 ‘국정농단 규탄, 김건희특검 수용 제5차 국민행동의날’ 집회에서 김민석 최고위원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이재명 대표는 군중 속에서 끝까지 행진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연사로는 아들을 군대에 보낸 어머니, 거제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김영수 님, 밴드의 공연, 환경단체에서 10년째 활동하는 이동희 님, 대북전단을 보내는 접경지역 파주에서온 이재희 님, 마지막으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면서 집회를 끝냈다.

이제 명동입구까지 진행을 시작했다. 빗줄기는 잦아들고 행진하기는 좋아졌다. 오늘 행진은 대형트럭이 6대가 동원되었다. 연인원이 10만이란다.

행진 중에 이재명 대표도 함께 행진했다. 제일 맢에서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하는 것이 아닌 군중 속에서 함께 걷고 있었다. 군중 속에 있으니 유투버, 기자, 경찰, 지지자, 수행원 등등이 뭉테기로 몰려가게 된다.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고, 손도 흔들고 하다보니 선도차를 따르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래도 군중속에서 끝까지 행진을 하였다. 이 또한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행진은 대형트럭이 6대가 동원되었고 주최측은 연인원 10만 명이라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지난번에도 명동까지 행진한 전현희 의원은 오늘도 끝까지 행진했다.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지난번에도 명동까지 행진한 전현희 의원은 오늘도 끝까지 행진했다. 역시 지난주에 본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 노조 깃발과 노조원들도 반가웠다. 지난주에 만난 학교비정규직 노조 상근자인 고등학교 후배 고영국은 오늘 못 나왔다고 한다. 섭섭하지만 다음에 보기로 하였다.

참석인원이 많다보니 촛불친구들도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행진을 마치고 박석운 민중행동공동 대표의 연설로 정리집회를 하였다. 중간에 경찰들이 행진을 막고 좁은 출구로 유도하여 진행이 불편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오랜 구로 친구 장인홍.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도 찰칵! [사진 - 통일뉴스 하태한 통신원]

해산을 하고 대학 친구들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다. 구로에서 온 친구들은 함께 온 지인들과 이미 회식에 갔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 올랐다. 파란풍선을 가방에 달고 집까지 행진했다. ‘윤석열탄핵, 김건희구속, 이제 주인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라고 새겨진 풍선은 지하철에서도 마을버스에서도 어두운 거리에서도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