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지시’ 아니고 “그저 좋게 얘기한 것뿐”이라는 대통령실

2024-10-31     이광길 기자
서울 용산 대통령실 전경. [사진제공-대통령실]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입니다.”

31일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할 육성’을 첫 공개한 것과 관련, 대통령실이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알림’ 자료를 통해 이같이 해명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거나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다”면서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애써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준석 당시 당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에서의 전략공천 결정은 문제가 없다고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면서 올해 9월 20일과 10월 22일자 「이준석 페이스북 발췌본」을 첨부했다. 

이에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입수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사이에 이뤄진 통화 내용에 따르면,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은 명태균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것은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라고 말한다“고 폭로했다. 

“그 다음날인 5월 10일, 국민의힘은 실제로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한다”면서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자 헌정 질서를 흔드는 위중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31일 오후 이준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이렇게 변명하다니 말미잘도 이것보다는 잘 대응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용산에서 기자들에게 돌리면서 주절주절 첨부한 이준석 페이스북 내용은 이준석이 이준석에 대해서 해명하는 것이고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고, 또 후보 측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지도 몰랐다”면서 “그건 바로 니들이 해명해야 한다”라고 다시 공을 넘겼다. 

이준석 의원은 “저 시점으로부터 한달 뒤에 윤리위에 걸어서 쫓아내려고 기획했던 자들이 어디서 이준석 팔아서 변명하려고 하는가”라며 “양두구육을 넘어서 이제는 인면수심(人面獸心) 하려고 하는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