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민단체, ‘북한군의 러-우전쟁 참전’ 규탄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 반대’ 입장도

2024-10-30     이광길 기자

‘북한군 1만명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 중이며 일부가 러시아 서부로 이동 중’이라는 한·미 당국의 공식평가가 나온 가운데, 정부·여당을 넘어 야당과 시민단체도 ‘북한군 파병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규탄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공식 확인됐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러시아 파병 병력을 즉각 철수시키고, 추가 이송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변인은 “국제법을 어기고 국제사회의 합의를 깨뜨린 북한에게 돌아갈 것은 더욱 깊은 고립뿐”이라며 “북한은 오물풍선 테러, 미사일 시험 발사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든 적대행위와 직접적 군사개입 등 모든 전쟁 책동행위를 당장 중단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29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북한군이 이 전쟁에 직접 개입한다면, 그것은 통상적인 북러 간 방위 협력의 수준을 넘어서는 국제법에 반하는 침략전쟁 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우리는 북한군의 참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한 곳이기에 (북러 조약) 제4조 적용 대상에 해당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선제 공격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전체 전선의 일부에 쿠르스크 지역이 포함됐다 하더라도 러시아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국제법적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북한군의 참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축소시키고 이 전쟁을 더욱 국제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국제화로 인한 피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범한 시민들과 이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받을 전 세계 시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윤석열 정부의 대응 방식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한반도는 ‘신냉전 고착화’라는 엄중한 국제정세에 놓여 있”는데 “윤석열 정권은 이런 엄혹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려는 노력 대신 파병 북한군 공격과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등을 공언하고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확산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며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외교적 해법 모색에 집중할 것을 정부 여당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호전적 언행이 대한민국 안보의 최대 리스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이런 엄중한 때에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이자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언행은 더욱 신중해야”하는 데, 윤 대통령은 반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세계대전화를 바라는 우크라이나의 이해에 부화뇌동하면서 “살상무기 지원 검토”까지 내달리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그 모양이니, 용산 대통령실의 신원식 안보실장과 3성 장군 출신의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북괴군 폭격’, ‘심리전 활용’ 따위의 문자를 주고받는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국민들은 전쟁 날까 걱정하는 데, “오히려 (정부가) 안보 불안을 국내 정치에 활용할 궁리나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인식이다.

참여연대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참전 가능성을 핑계 삼아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고 군대를 파견하는 계기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국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군 참관단’ 등을 파견하는 헌법을 위반한 꼼수 파병을 강행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정부는 ‘군 참관단’ 파견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국회는 위헌적인 군 파견을 막아야 한다”고 다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