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선물한 풍산개 두 마리, 푸틴 관저서 산다”

윤 대통령 ‘남북 중 택일하라’ vs 크렘린궁 “그런 접근법 동의 안해”

2024-07-09     이광길 기자
푸틴 관저에서 지내는 풍산개 두 마리. [사진 갈무리-파벨 자루빈 텔레그램]

지난달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방북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물했던 풍산개 두 마리가 ‘노보 오가료보’에서 산다고 [타스통신]이 8일 전했다.  

이 곳은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이다.

[타스통신]은 러시아 언론인 파벨 자루빈이 공개한 영상을 인용해,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노보 오가료보’ 근처를 산책했는데 울타리가 있는 건물 뒤에서 흰개 두 마리가 보였다고 전했다. 

이 개들이 열심히 짖었음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예정된 경로를 바꾸지 않고 공원 산책을 계속했다는 것.

과거 호랑이 사냥에도 동원됐다는 풍산개는 북한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지난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풍산개 ‘송강’과 ‘곰이’를 선물한 바 있다. 

8일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남북 중 택일하라’는 취지의 윤석열 대통령 발언 관련 질문을 받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이 “그런 접근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남과 북 모두와 그리고 지역 내 모든 나라들과 좋은 관계 구축을 지지한다”면서 “러시아에 적대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나라들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 어렵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8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면서 “구체적인 대 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이자 심각한 도전”이고 “북한은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라며, “러시아 측이 결국 자신에게 남·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기 바란다”고 다그쳤다.

한편,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김금철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 군사교육일군 대표단이 러시아 방문을 위해 8일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한국의 거듭된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러 군사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