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러대사, 러측에 북러밀착 ‘엄중한 우려’ 표명

러 외교차관, 한국대사 면담...“대결적 정책 재검토” 촉구

2024-06-27     김치관 기자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비판을 쏟아내자 26일 러시아 외교부 차관이 주러시아 한국 대사를 불러 ‘대결적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외교부는 2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도훈 주러시아 대사는 26일 오전(현지시간) 안드레이 루덴코(Andrey Rudenko)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차관을 면담하고, 최근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대한 러측 입장을 청취했다고 밝혔다.앞서, 러시아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루덴코 차관과 이도훈 대사의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한국 당국에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촉발하는 대결적인 정책을 재검토하고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와 안정, 화해를 달성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길을 택하기를 촉구했다”는 것.

외교부 관계자는 27일 오후 ‘사실상 항의성 초치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러시아는 이러한 외교적 접촉을 면담이면 면담, 초치면 초치 구분을 한다”며 “러시아가 어제 보도자료 내용에서 면담을 했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다”고 답했다. 

외교부가 뒤늦게 보도자료를 낸 것은 러시아 외교부가 면담 결과를 공개하자 해명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러측은 금번 방북 관련 한국측 대응에 유감을 표하고, 최근 러·북 협력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동 조약은 오직 침략이 발생한 경우만을 상정한 방어적 성격의 것이라고 하면서 관련 조항 등에 대해 설명하였다”고 전했다.

또한 이도훈 대사는 러·북 간 조약에 대한 우리의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고,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어떠한 협력도 우리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임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러측의 분명한 설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을 방문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안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장관과 20일 밤(현지 시간) 뉴욕에서 유선 협의를 갖고 “한미 양국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

외교부는 “양측은 금번 방북 결과 및 동 조약과 관련하여 금일 면담을 기초로 필요한 대화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