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철호

야, “불통국정 전환하라는 국민 명령 외면한 인사”

2024-04-22     이광길 기자
22일 윤 대통령이 신임 비서실장을 직접 발표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정진석 의원을 임명했다. ‘22대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이관섭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들이 사의를 표명한지 11일만이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고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2022년 11월 이후 1년 5개월만에 기자들과 접촉한 탓인지 여러 차례 마른 기침을 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정치부 기자, 청와대 정무수석, 5선 의원 및 국회 부의장 등 다양한 경력을 거론하면서 “우리나라 정계에서도 여야 두루 아주 원만한 그런 관계를 가지고 계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 비서실장으로서 용산 참모진들뿐만이 아니라 내각, 당, 야당, 또 우리 언론과 시민사회 이런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하면서 직무를 잘 수행해 주실 것으로 저는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모들에게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는데 국정운영 방식에서 변화가 있는가’는 질문을 받은 윤 대통령은 “그것은 대외적인 것보다 우리 용산 참모들에게 앞으로 메시지라든지 이런 걸 할 때 평균적인 국민들이 이해하고 알기 쉽게 그렇게 하자는 뜻”이라고 대꾸했다.

“무엇보다 제가 지난 2년 동안 중요한 국정과제를 정책으로써 설계하고 또 집행하는 쪽에 업무의 중심이 가 있었”는 데, “지금부터는 국민들께 더 다가가서 우리가 나가는 방향에 대해서 더 설득하고 소통하고 또 이러한 정책 추진을 위해서 여야 당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도 더 설득하고 소통하는 데 주력을 하겠다”고 했다.

‘이번 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제가 이재명 대표를 용산으로 초청을 했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초청했다기보다 이재명 대표의 얘기를 많이 들어보려고 해서 용산 초청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그동안의 입장을 보면 많이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 그렇지만 일단 서로 의견을 좁힐 수 있고 합의할 수 있는 민생 의제들을 좀 찾아서 국민들 민생 안정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몇 가지라도 좀 하자는 그런 얘기를 서로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방금 전 대통령님 말씀은 앞으로 통섭의 정치를 펼쳐나가시겠다는 말씀 아니시겠나”면서 “더 소통하시고 통섭하시고 또 통합의 정치를 이끄시는 데 제가 미력이나마 잘 보좌해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다시 브리핑룸에 내려온 윤 대통령은 홍철호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당에 많은 분들 얘기 들어보니까 소통과 친화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추천받았다”며, “무엇보다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라고 치켜세웠다.

“제가 적임자일까 많은 시간 고민했다”는 홍 수석은 “이번 선거 결과는 제가 여쭤보지 않아도 민심 확인하는 선거였고 그 결과 정무 쪽에서 부족한 부분 채워야지 않나”면서 “반은 배우면서 반은 의회 경험 갖고 프렌들리하게 일해 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은 지난 10일 ‘22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정 실장은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에, 홍 수석은  경기 김포을 지역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으나,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박상혁 후보에 고배를 마셨다. 

이날 인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정진석 비서실장 임명은 불통의 국정을 전환하라는 국민 명령을 외면한 인사라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친윤 핵심인사이고, △친일 망언으로 시민단체에 최악의 후보로 꼽히며 낙선한 인물이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으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에 대해 쏟아낸 막말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이런 인물을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 세우고서 국정 전환과 여야 협치에 나서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10여일 전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한 “국민께서 납득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비서실장 하는 게 뭘 이렇게 요란하(느냐)”며 “장관에 3선 의원을 지냈던 원희룡 전 장관에게는 또 정무 수석 역할을 제안했다는 얘기도 하고, 정말 두서없었다는 게 다 드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돌려막기보다도 더 안 좋은 양태”라며 “사실 이번 선거에서 책임을 져야 될 인사들이 많이 있는데 그 사람들에게 책임을 지기보다는 어쩌면 상에 해당하는 직위를 이렇게 준다고 하면 얼마나 공정하지 않은 그런 인사이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진보당 김도현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참으로 우려스러운 인사”라며 “정진석 의원의 말이 늘 논란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만약 이대로 그가 비서실장이 된다면 국정쇄신은커녕 국민의 외면을 받는 윤석열 정부를 유지할까 매우 걱정스럽다”면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선 과거의 막말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