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 4개국이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는?
최근 한반도 주변 4개국의 활발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먼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 11일 미국 의회 연설, 미·일·필리핀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양측이 발표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5일 “이번 방문을 통해서 일·미 양국의 긴밀한 제휴를 한층 더 깊게 하고, 법의 지배에 근거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일·미동맹의 중요성을 안팎에 호소하고, (...) 양국관계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국빈방문’이 무산된데 대해서는 “국빈대우로 공식 방문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아래 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기시다 총리의 미국 방문은 국빈방문(state visit)이 아닌 “공식방문”(official visit)이라고 선을 그었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방문은 우리 동맹의 지속적인 힘, 일본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방위 공약, 그리고 일본의 글로벌 리더십 역할 증대를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11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나 미·필리핀 관계의 역사적 모멘텀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미 제휴 강화’에 무게를 둔 일본과 달리, 미국은 일본, 필리핀을 포함한 아태 지역 동맹 결집 차원에서 ‘기시다 방미’를 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7일 공개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동을 둘러싼 계속되는 상황을 지켜보면 우리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면서 “그렇게 때문에 일본은 국방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로 결정했고 이러한 측면에서 안보정책을 크게 바꿨다”고 주장했다.
‘군비 증강’ 이유로는 중국과 북한의 움직임을 들먹였다. “우리 주변에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발전시키는 나라도 있고, 불투명한 방식으로 국방력을 증강하는 나라도 있다. 또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는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7일 러시아 외교부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8일부터 9일까지 중국을 공식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방문 기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의제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양자 현안, △UN, BRICS, SCO(상하이협력기구), G20, APEC와 다른 다자 메커니즘에서 공동대응 조율, △우크라이나 위기와 아태 지역 상황을 비롯한 지역 현안 관련 의견 교환이라고 알렸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 관련 사전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5월 7일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취임식을 치른다. 5월 하순께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달았다.
지난 3일에는 양측 차관급 당국자들이 베이징에서 만났다. 먀오더위(苗得雨)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와 세르게이 베르쉬닌 러시아 외교부 차관이 유엔 및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사무에 대해 협의했다는 것.
중국 외교부는 “양측은 현재 국제정세 무게를 두고 유엔 및 안보리 사무, ‘향후 정상회담’, 국제와 지역 현안 등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으며, 함께 다자주의를 지키고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제를 확고하게 수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브엉딘후에 베트남 국회의장을 만났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충돌하면서 ‘친미반중’을 강화하는 필리핀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화통화를 통해 미·중 양자관계와 공동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