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김건희 디올백’,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게 문제”
“아버지와의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를 하면서 왔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거기에다가 또 저도 마찬가지고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밤 공개된 [KBS]와의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에 대해 이같이 변명했다. “제가 보기에는 그거를 매정하게 좀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시계에다가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고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걸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인 재발방지 방안도 내놓지 않았다. “(특별)감찰관은 국회에서 선정을 해서 보내는 것”이라고 공을 넘겼고 “제2부속실 같은 경우는 비서실에서 검토를 하고 있”는데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대비책’에 대해, 윤 대통령은 미국 의회 인사들을 두루 만난 결과라며 “여야가 따로 없이 미국의 대외 기조에 대해서는 제가 볼 때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느꼈다”고 소망적 사고를 드러냈다.
‘냉랭한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대한민국과 중국 간의 기본적인 각각의 국정기조 또 대외 관계의 기조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한중의 교역관계에서도 특별히 문제되는 것이 없다”고 강변했다.
‘북한의 대남정책’에 대해, 윤 대통령은 “변화가 있는 거는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단일민족이라는 데에서 소위 두 개 국가라고 하는 원칙으로 변경을 하는 것이 일단은 큰 엄청난 변화”이나 “북한의 주장보다는 북한의 군사력 또 경제 상황, 과학기술 역량 등을 아주 면밀하게 분석해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북이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남북 정상회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인도적인 협력 관계가 필요하고 또 이것이 탑다운 방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고 되풀이했다.
야권, “눈가리고 아웅하는 변명” 질타
‘특별대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7일 밤 서면브리핑을 통해 “끝내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 대국민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민의에 대한 대통령의 오만한 불통에 답답함을 누를 수 없다”고 질타했다.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가 어렵다’,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단호하게 처신하겠다’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변명으로 성난 국민을 납득시키겠다는 생각이야말로 대통령의 오만”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와의 천양지차인 상황 인식과 반성의 기미조차 찾을 수 없는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께 용서를 구할 길은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고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하겠다고 천명하는 것뿐”이라고 경고했다.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은 8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변명은 가관이었다”면서 “정치공작, 몰카 공작이라며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수수한 명백히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잘못을 처신 문제 정도로 축소했다”고 비판했다.
“‘박절하게 대하기 어렵다’, ‘단호하게 처신하겠다’는 게 어떻게 명품백 수수에 해명이 될 수 있나”는 것이다.
손 대변인은 “대담을 진행한 앵커는 명품백을 ‘조그마한 백’, ‘파우치’라고만 하고, 김건희 여사가 받았다는 게 아니라 ‘김 여사 앞에 놓고 갔다’는 정도로 사건의 위중함을 축소했다”면서 “‘KBS는 완전히 대통령 편이다’고 어필하고 싶었던 것인가. 짜고 친 방송이 어떻게 대담이 될 수 있나”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