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아세안 대상 ‘북 사이버 위협’ 대응 프로그램 진행

아세안 5개국, 24~28일 방한 ‘사이버 보안’ 연수

2023-10-27     김치관 기자
이준일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25일 아세안 5개국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수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외교부는 아세안(ASEAN) 국가들을 대상으로 ‘북한 정권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 차단’을 위해 사이버 방어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외교부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과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그리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아세안 국가 대상 가상자산 탈취 대응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아세안 5개국 정부 전문가들은 한국을 방문하여 오는 10월 28까지 현장 연수에 참석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는 라오스,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이며,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벤처기업 Sky Mavis사가 제작한 게임인 Axie Infinity를 북한이 해킹해 6.2억불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당한 바 있는 것으로 외교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10~13일 온라인 사전교육이 실시됐고, 24~28일 오프라인 방한 연수가 진행 중이다. 거래소·가상자산 서비스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 사례와 수법, 그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사이버 보안 강화 솔루션 및 정부 차원의 법·제도 개선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준일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25일 연수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북한 정권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 실태 및 우리 정부의 대응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적지 않은 아세안 국가들이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입은 점을 지적하고, 아세안 국가들이 민관 차원에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우리 정부가 민간분야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한 방법이나 민간 인식 제고를 위해 취한 구체 조치 등에 관심을 보이며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차단을 위해 아세안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확대·강화해나가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북한 사이버 위협에 대한 다각적·실효적 대응방안을 지속 모색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이나 인력송출 등을 차단하는 이른바 ‘돈줄 죄기’를 한 축으로, ‘인권 문제 이슈화’를 다른 한 축으로 삼아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한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6일 연수 현장을 방문해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한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미일 대북수석대표 협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10.15~18) 아세안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해 경각심을 제고했다.

김 본부장은 사이버 안보는 개별 국가가 대응 역량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우리 정부는 북한발 사이버 공격에 관련된 많은 경험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지식을 적극적으로 공유하여 아세안이 북한의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26일 연수 현장을 방문해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북한 사이버 위협에 대한 아세안의 대응 능력 강화는 비단 아세안 국가들의 안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북한 정권의 불법적 자금원을 차단함으로써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복귀시키는 데에도 일조할 것으로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