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 “종북좌파 척결” 주장에 윤 대통령, “여러분이 나라 지켜야”

2023-10-04     이광길 기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잇따라 ‘친여단체’ 행사에서 ‘이념전’을 주문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재향군인회 창설 기념식’에서 신상태 회장은 “최근 러시아, 중국, 북한의 밀착 구도가 강화되면서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체제와 대립하는 신냉전 체제가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선배 향군 동지들이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와 종북 좌파 세력 척결에 앞장서자”고 선동했다.

축사에 나선 윤 대통령은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선제적으로 풀어야 한다, 남침 억지력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유엔사를 해체해야 한다,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 대북 정찰자산을 축소 운용하고, 한미 연합방위훈련을 하지 않아야 평화가 보장된다는 가짜평화론이 지금 활개치고 있다”고 일방적 주장을 계속했다. 

“우리의 안보가 안팎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고 “뿐만 아니라 가짜뉴스와 허위 조작 선동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

이어 윤 대통령은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여러분께서 이 나라를 지켜내야 한다”면서 “재향군인회 회원 여러분들께서 안보 의식 강화와 총력 안보태세 확립에 앞장서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지난 6월 ‘제 69주년 자유총연맹 창립 기념식’ 때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친여단체의 궐기’를 촉구한 셈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의 축사가 끝나자 향군 회장들은 큰 목소리로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했고, 대통령은 한동안 단상에 머물며 참석자들을 향해 손들어 화답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상태 향군회장을 비롯해 전국 광역시‧도 회장, 시‧군‧구 회장, 읍‧면‧동 회장과 해외지회장, 정부 측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국회 측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대통령실 조태용 안보실장,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태효 안보실 제1차장, 인성환 안보실 제2차장 등 총 5,0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