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내 불법침입 미군 이병 중간조사결과 발표 ..'망명의사 밝혀'

2023-08-16     이승현 기자
판문점. [자료사진-통일뉴스]

북한이 지난달 18일 월북한 주한미군 병사를 현재 조사중이며, 그가 망명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주체112(2023)년 7월 18일 판문점공동경비구역에서는 남조선주둔 미군소속 이등병 트래비스 킹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령내에 불법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중간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북한이 킹 이등병의 신원과 월북 사실을 밝힌 것은 사건발생 이후 처음이다.

통신은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조사결과와 관련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 형식으로 "7월 18일 15시 30분 관광객들속에 끼워 판문점공동경비구역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조미군부접촉실과 경무관휴계실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측구역으로 침입하였다가 근무중에 있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되였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조사결과 킹 이등병은 자신이 북 영내에 불법침입한 사실을 인정하고 '미군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갖고 월북 결심을 했다고 자백했으며,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 나라(북)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조사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킹 이등병의 월북 이후 유엔군사령부 등을 통해 북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그동안 의미있는 소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킹 이등병에 대한 중간조사결과 발표 전날인 15일 김선경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 담화를 통해 최근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 논의를 위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 소집을 요구한 데 대해 안보리의 권능에 어울리지 않는 '몰상식하고 강도적인 행태'라며 '미국의 그 어떤 적대행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

북한 인권문제를 압박 소재로 삼으려는 미국에 대응하는 조치로 킹 이등병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킹 이등병은 한국에서 폭행사건 등에 연루되어 두달 가까이 구금되었다가 월북 하루 전인 지난달 17일 미국 송환을 위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대기하던 중 탈출해 다음 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에 참가했다가 무단 월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