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한반도본부장, “김정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한미일 대북수석, 일본서 북핵⸱미사일 대응책 협의

2023-07-20     김치관 기자
한미일 대북수석,대표들이 20일 오후 일본에서 대면협의를 가졌다. 왼쪽부터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대북수석대표,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사진 제공 - 통일뉴스]

한미일 대북수석대표들은 20일 오후 2시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만나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 “김정은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평가해 주목된다.

외교부는 19일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7월 20일(목)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북핵수석대표, 성 김(Sung Kim)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3국 수석대표들은 최근 한반도 정세에 관한 평가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김건 본부장은 한미 및 한일 대북수석대표 협의도 별도로 가질 예정이다.

김건 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 “금번 회의는 최근 빌뉴스 NATO 정상회의와 자카르타 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의 후속 협의를 위한 시의적절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작년 6월 우리가 첫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한지 1년여가 지났고, 이 기간 중 우리는 김정은이 핵심 과업들의 성과를 내는 데 계속 실패하는 것을 목도했다”고 규정하고 “간단히 말해, 김정은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한미일 대북수석대표 대면회의에서 모두발언에 나서 “김정은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우리측 대북수석대표의 입에서 ‘김정은’, ‘실패’, ‘막다른 골목’ 등 극단적 단어들이 여과없이 튀어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은 지난 17일자 담화에서 주로 미국을 겨냥하며 ‘술책’, ‘적수들’, ‘망상’ 등의 용어를 동원했지만 평소보다 톤이 높지는 않았다.

김 본부장은 ‘김정은’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이유로 “첫째, 김정은은 자력갱생을 계속 추진했으나, 북한은 경제 파탄에 직면했을 뿐”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은 희소한 자원을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탕진해 왔다”고 비판했다. 또한 “북한이 인도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더욱 유감스럽다”고 짚었다.

또한 “둘째, 북한의 핵에 대한 집착은 스스로의 안보만 저해하였다”며 “한미는 위협받거나 어떠한 양보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셋째, 북한은 불법 행위에 대한 변명거리를 계속 찾으려 하나 소용없었다”고 적시했다. 특히 “최근 김여정의 담화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결의를 마주한 북한의 불안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 3국의 외교장관들이 지난주 자카르타에서 분명히 언급했듯이, 북한의 지속적인 핵 개발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결의를 더욱 강화시킬 뿐”이라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불법적 자금줄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북한 해외 노동자 송환과 악성 사이버 활동 근절을 우선 순위로 꼽고 “대북제재의 틈새를 메울 추가적인 조치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추가적인 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나아가 “우리는 북한인권 문제 관련 공조도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있음을 재확인하고,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복귀시키기 위한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특별한 영향력과 책임을 지닌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독려하는 것도 오늘 협의의 중요 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른바 ‘건설적 역할’ 요청만 되풀이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