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령에서 평화를 외치다
[2023 DMZ 국제평화대행진] 6일 차 소식
철원 = 김태임 통신원 / 2023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언론홍보팀
대행진 6일째로 접어들었다. 전 일정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화천 평화의 댐에서 시작하여 해산령을 넘어서 풍산초등학교 앞까지 행진한다.
평화의 댐까지 가는 길은 푯말처럼 ‘아흔아홉 구빗길’을 돌아서 올라간다.
평화의 댐은 북의 임남댐의 수문이 열리면 서울이 순식간에 물바다가 된다는 전두환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건립된 댐이다. 행진단은 평화의 댐 앞에서 “남북공동선언 이행!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외쳤다.
오늘의 행진코스인 해산령을 가기 위해서는 평화의 댐 바로 앞에 있는 재안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차량 통행이 빈번한 곳은 아니지만 행진하기엔 매우 위험하고 불편한 구간이다.
터널을 통과하여 해산령을 오르기 시작했다. 해산령의 ‘해산’은 화천에서 가장 먼저 아침 해를 볼 수 있는 산에 있는 고개라는 뜻으로 ‘해산(日山)’ 지명처럼 밝은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
굽이굽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점심 무렵 해산령 쉼터에 도착했다. 해산령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손피켓도 들어본다.
해산령 전망대 쉼터에서 점심을 먹었다. 6.15 강원본부 김주묵 위원장님이 가져온 닭갈비를 춘천농민한우 전기환 대표님이 직접 볶아서 배식까지 한다.
이번 대행진에 작년에 이어 일본 동포들이 함께했다. 해산령 표지석에서 기념사진도 함께 찍는다.
잠시의 휴식을 취한 후 해산령 하산길에 올랐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굽은 도로를 따라 지루한 길을 내려와야 한다. 해산령에 전봇대 세우는 공사를 하고 있는 건설노동자가 대행진단을 응원한다.
강원도의 산속 날씨는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아침엔 흐렸던 날씨가 행진하면서 반짝 개었다가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고 오후에는 쨍하게 해가 나오고 몇 번을 반복한다. 준비한 비옷을 입었다 벗었다를 날씨 따라 한다.
오늘은 산 오락회를 대신하여 이번 대행진을 하면서 누가 종아리 근육이 젤 많이 생겨서 두꺼워졌는지 사이즈를 재는 대결을 하였다. 결과는 행진단원들의 박수를 젤 많이 받은 사람이 뽑혔다.
행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대행진 완주 후 참가할 ‘정전 70주년 평화대회 시민 대합창’에 참여하기 위해 대합창곡 음원을 틀어놓고 따라 부르며 박자를 맞추고 있다.
행진을 마치고 숙소인 쉬리 캠프장에 도착했다. 저녁 메뉴가 어제의 홍천 사랑말 한우 불고기에 이어 오늘은 춘천농민한우 불고기가 나왔다. 연이틀 한우를 먹는 호사를 누린다.
춘천 구만리 반경문 농민이 보내온 옥수수를 행진단원들이 껍질을 함께 벗겨내고 기동서 지원단원이 야식으로 쪄서 내왔다. 강원지역 농민들도 함께 걷지 못하는 대신 연대의 마음을 이렇게 담아 보내고 있다.
대행진 일정 중에서도 해산령은 굽이굽이 고갯길에 길고 지루한 하산길을 넘어야 하는 힘든 구간이지만 여전히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연대의 마음을 보내주고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해 주고 있다.
그 뜨거운 연대의 마음을 받아 대행진단도 내일은 더 뜨거운 마음으로 한 걸음 더 걸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