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납북자’ 등 북인권 문제 강조

박진 외교부 장관은 자카르타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담 계기에 13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한 우리 정부의 요청 사항을 전했다.

외교부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진 장관이 13일 오전 10시부터 45분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가졌다며, 이번 회담은 지난해 5월 이후 일곱 번째 개최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라고 밝혔다.

박진 장관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임을 강조하고, 일본 정부가 높은 투명성과 신뢰성을 유지하고, 과학적 안전성은 물론 국민적 안심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위해, 정상간 논의한 대로 실시간 모니터링 정보 공유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과 같은 이상상황 발생시 방류중단 및 우리측 즉시 통보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외교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하야시 외무상의 반응이나 입장은 공식적으로 전하지 않았지만, 하야시 외무상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모니터링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표하고, 기준치 이상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땐 즉각 방류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전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 우리 측과 공유하고, △방류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도 참여토록 하며,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우리 측에 그 사실을 바로 알려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자국민 및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면서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획대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재확인했지만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의 참여 요청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외교장관은 전날(12일)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대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특히 박 장관은 북한이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외면하고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에 희소한 자원을 낭비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하고,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복귀할 수밖에 없는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양국간 공조를 지속 강화해나가자고 했다.

나아가 박 장관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협력을 계속해 나가자고 하는 한편,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등 다양한 북한인권 문제의 조속한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와 북한인권 문제를 연동시키는 한편, 북한인권 문제를 부각시키는 흐름이다. 특히 일본이 북일관계 최대의 현안으로 꼽고 있는 ‘납치자 문제’를 ‘북한인권 문제’의 범주에 포함시킴으로써 한일공조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외교부는 “양 정상이 합의한 대로 한일 고위경제협의회를 연내 재개하기 위해 조율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점과 “한일중 3국간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하였으며, 박 장관은 3국 정상회의 등 협력체의 조기 재활성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하였다”는 점을 알렸다.

박진 장관은 13일 오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제26차 한-아세안 외교장관희의에 공동의장 자격으로 참석했고, 제24차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으며, 조셉 보렐(Josep Borrell)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회담을 갖는 등 다양한 외교일정을 소화했다.